'매의 발톱' 든 월러 “금리인하 늦추거나 폭 줄일 수 있다"(종합)

뉴욕경제클럽서 '아직 서두를 필요 없다' 연설
“최근 인플레 데이터 실망스러워”…파월과 대립각
"인하 기다리는 위험이 빨리 행동하는 것보다 낮아"
6월 금리인하 가능성 64%로 뚝…경계심 커진 월가
  • 등록 2024-03-28 오후 12:57:15

    수정 2024-03-28 오후 7:24:50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크리스토퍼 월러 미 연방준비제도(Fed) 이사는 27일(현지시간) 올해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며, 최근 경제지표를 고려하면 올해 금리 인하 시기를 늦추거나 인하 횟수를 줄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최근 인플레이션 고착화 지표에 대해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발언한 것에 대립각을 세운 것이다.

“최근 인플레 데이터 실망스러워”…파월과 대립각

연준 내 대표적 ‘매파(통화 긴축 선호)’로 꼽히는 월러 연준 이사는 이날 뉴욕경제클럽(ECNY)의 연설에서 “최근 인플레이션 데이터는 실망스럽다”며 “인플레이션을 2%로 지속 가능한 궤도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금리를 이전보다 더 오래 유지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것을 말해 준다”고 운을 띄웠다. 이 연설은 ‘여전히 서두를 필요가 없다’(There’s still no rush)’는 제목이 달렸다.

그러면서 그는 “최근 데이터를 고려해 전반적인 금리 인하 횟수를 줄이거나 금리 인하를 더 미루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월러 이사는 여전히 올해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이 계속 하락한다는 추가 증거가 나올 때까지는 금리 인하에 나설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연설에서 “서두르지 않을 것(No rush)”이라는 단어를 네차례나 반복했다.

월러 이사는 특히 최근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는 점을 고려하면 금리인하에 더욱 신중할 수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만약 경기침체 징후가 농후하면 물가가 높더라도 금리인하에 나서야하지만, 현재처럼 경제가 탄탄하게 뒷받침될 때에는 금리인하에 나섰다가 자칫 인플레이션이 다시 강해질 리스크를 피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그는 “다행히 견고한 미국 경제와 고용시장의 회복력 덕분에 금리 인하를 조금 더 기다리는 데 따른 위험이 지나치게 빠르게 결정하는 것보다 현저히 낮다”며 “금리를 너무 빨리 인하해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반등할 위험을 피하는 게 낫다”고 설명했다.

월러 이사는 지난해 11월 말 연설에서 현 통화정책이 물가안정 목표 2% 달성에 적절하다고 발언하면서 시장에 피벗(긴축정책서 전환) 기대감을 키운 인물이다. 하지만 이후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될 조짐이 보이자 다시 ‘매의 발톱’을 과감하게 세우고 있다.

특히 월러 이사 발언은 지난주 연준이 3월 FOMC에서 현 정책금리를 5.25~5.5%로 동결한 이후 처음 나온 만큼 의미가 크다. 당시 연준은 점도표(금리 전망치)를 통해 올해 세차례 금리인하 가능성을 유지했다. 파월 의장은 “우리는 지난 2개월 울퉁불퉁한 인플레이션 지표를 봤다. 앞으로도 울퉁불퉁한 여정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두달치 지표에서 너무 많은 신호를 끄집어 내지 않았다”고 밝혔다. 시장은 파월의 ‘비둘기’ 발언에 환호했고, 주춤했던 증시는 다시 최고치를 찍었다. 하지만 이같은 파월 발언에 월러 이사 이사는 확실한 대립각을 세운 것이다.

최근 예상치 못한 강한 인플레이션 지표가 계속 나오면서 올해 금리 인하폭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3월 FOMC 점도표에서 19명 위원들의 올해 금리인하 전망치(중간값)는 세차례로 유지됐지만, 실제 내용을 뜯어보면 금리인하 폭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19명의 위원중 10명이 세차례 금리인하를 점쳤고, 금리 인하를 2회 이하로 해야한다는 위원수는 9명이었다. 단 한명만 금리 전망치를 바꾸면 올해말 금리인하 횟수는 두차례로 줄어들 수 있다.

지난해 비둘기파로 분류된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매파’로 돌아서며 심지어 올해 금리를 단 한 차례만 인하해야 한다고 전망했다. 그는 올해 FOMC 투표권을 보유하면서 금리인하에 보다 신중해졌다.

3월 공개된 FOMC 점도표
6월 금리인하 가능성 64%…경계심 커져

월러 이사 발언이 나오면서 6월 금리인하 가능성은 다시 줄어들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마감 시점 연준이 오는 6월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64.0% 수준이다. 1주일 전만해도 75%에 달한 점을 고려하면 시장에는 금리인하에 대한 경계감이 커진 것이다.

다만 월러 이사는 금리인하는 올해 분명히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시장을 달랬다.그는 “인플레이션 하락에 대한 추가 진전이 예상되는 만큼 연준이 올해 금리 인하를 시작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며 “금리 인하 카드가 테이블에서 사라진 것인 아니다”고 언급했다.

월러 이사 발언은 29일 발표될 2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표에 따라 더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 장에서는 기조적 물가 흐름을 볼 수 있는 근원 PCE상승률이 전월대비 0.3%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근원 PCE 상승률 예상치는 2.8%로 전월과 유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시장 예상치보다 강한 지표가 나올 경우 6월 금리인하 기대감이 더욱 약화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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