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오른 구글 반독점 재판…"경쟁자 배제에 수조원" vs "품질격차 결과"

美정부 "구글, 스마트폰 제조사에 年13조원 지불, 독점유지"
구글 "유지·관리 비용…시장지배력은 경쟁사와 품질 격차 결과"
법원, 구글에 사업 매각·분할 등 '구조적 조치' 내릴까
  • 등록 2023-09-13 오후 4:29:30

    수정 2023-09-13 오후 7:19:40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미국 정부가 부당한 방법으로 검색 시장을 장악했다며 구글과 치열한 법정 싸움을 시작했다. 구글은 검색엔진 품질을 통해 경쟁사를 따돌린 결과라며 맞섰다. ‘세기의 재판’으로 불리는 이번 반독점 소송 결과에 따른 구글은 물론 빅테크에 대한 규제 방향이 크게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AFP)


‘MS 소송’ 이후 최대 반독점 재판

1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워싱턴DC 연방법원은 미 법무부 등이 구글을 상대로 제기한 반독점법 위반 소송 공판 절차를 이날 개시했다. 미 법무부는 구글이 불공정 행위로 경쟁사의 검색 시장 진입을 방해하며 독점적 지위를 차지했다며 2020년 소송을 제기했다. 미 당국이 디지털 플랫폼의 경쟁 침해 등에 대해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소송을 낸 건 1998년 마이크로소프트의 인터넷 익스플로러 끼워팔기 사건 이후 20여년 만이었다.

미 법무부는 구글이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애플 등 스마트폰 제조사에 연간 100억달러(약 13조원)을 제공하고 구글을 기본 검색엔진으로 선탑재해 경쟁자를 배제했다고 주장했다. 법무부를 대리하는 케네스 딘처 변호사는 구글이 기본 검색엔진으로 자사를 설정하지 않으면 ‘수익 공유’는 없다고 애플에 통보한 걸 두고 “독점업체의 횡포”라고 주장했다.

이에 구글 측은 스마트폰 제조사에 지불한 돈은 구글 소프트웨어를 적시에 업데이트 등 유지·관리하는데 대한 보수라고 항변했다. 이어 기본 검색엔진 설정을 위한 입찰에 경쟁사도 참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소비자도 기본 검색엔진을 쉽게 변경할 수 있다며 자사의 시장 지배력은 경쟁사와의 품질 격차로 인해 생겨난 것이라고 맞받았다. 구글 측 카를 슈미트라인 변호사는 “(법무부 주장은) 소비자가 열등한 제품을 사용하도록 단기적으로 강제하는 게 장기적으로 경쟁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희망 사항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미 법무부는 소장에서 “반경쟁적 폐해를 해소하기 위해 ‘구조적 조치’(Structural remedies)를 취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구조적 조치는 사업 분할·매각 등 기업의 구조적 개편을 법적으로 강제하는 조치를 말한다. 이번 재판을 두고 빅테크 역사상 최대 사건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소비자 피해·반경쟁 행위 입증이 관건

션 설리번 아이오와대 교수는 “(미 정부가 승소하려면) 구글이 매우 거대하거나 경쟁업체가 구글에 맞서기 어렵다는 것만으론 불충분하다”며 “반경쟁적 행위로 독점적 지위를 유지해왔다는 걸 입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간 미국 반독점 소송에선 대개 기업이 소비자 후생을 훼손한 경우, 특히 가격 인상 등 구체적인 피해가 확인돼야 시정조치 판결이 나왔다. 무료로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구글은 이 부분에선 우위를 점할 수 있다.

10주간 진행될 이번 재판에 다른 빅테크들도 귀추를 주목하고 있다. 구글 재판 핵심인 플랫폼의 시장 지배력에 관한 법리가 다른 빅테크에도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로라 필립-소여 조지아대 로스쿨 교수는 “이번 재판은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시장 지배력을 창출하는 새로운 플랫폼에 관한 판례를 만드는 중요한 사건이 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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