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년 전 벼루' 경주 월성 신라 궁궐 실체 점점 드러나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경주 월성 발굴현장 공개
통일신라시대 후기 건물터 발견
토제벼루 50여점 대규모 출토 실체 확인 유물 쏟아져
  • 등록 2016-03-30 오후 2:49:15

    수정 2016-03-30 오후 2:49:15

30일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공개한 경주 월성 발굴현장 중 서쪽 A지구 성곽부문. 8세기 무렵 개보수한 흔적을 발견했다.(사진=문화재청)


[경주=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천년 신라의 왕궁이었던 경주 월성(사적 제16호)에서 관청으로 추정되는 통일신라시대 후기의 건물터를 발견했다. 또한 토제벼루 50여점이 대규모로 출토되어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30일 경주 월성 발굴 현장을 언론과 시민들에게 공개했다.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 따르면 경주 월성은 제5대 파사왕 22년(101년) 축성을 시작해 935년 신라 마지막 임금인 경순왕이 고려에 투항할 때까지 궁성으로 쓰였다.

심영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장은 “20만7천㎡(6만2675평) 면적의 월성을 A∼D지구로 나눠 발굴 중이고 현재는 중앙의 C지구와 A지구의 성벽, 문지를 조사하고 있다”며 “최근 발굴로 중앙의 C지구에서 담으로 둘러싸인 동서 51m, 남북 50.7m, 면적 2585㎡(781평)인 정사각형 부지 안팎에 있는 건물지 14곳과 흙으로 만든 토제벼루 50여점을 찾았다”고 말했다.

경주 월성은 신라 폐망 이후 1000여년을 황무지로 방치되던 중 1970년대 중반 이후 박정희 대통령 시절 처음 구획을 정리하고 발굴 기초작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 서거로 후속작업을 제대로 진행하지 못하다가 2014년 12월 개토재를 시작으로 지난해 3월부터 본격적인 발굴작업에 돌입했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발굴 결과를 토대로 C지구 건물지들이 본래 정면 16칸, 측면 2칸 규모의 대형 건물을 포함해 건물 6동만 있었지만 후대에 동쪽과 서쪽 담을 허물고 건물 8동을 증축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건물과 담의 건축 시기는 인화문(도장무늬) 토기와 국화형 연화문 수막새 등 출토 유물을 통해 8세기 중반 이후로 보고 있다.

특히 월성 주변에 있는 동궁과 월지, 분황사에서 나온 토제벼루보다 월성 C지구에서 나온 토제벼루의 양이 훨씬 많다는 점으로 미뤄 이번에 발굴된 건물지군이 문서를 작성하는 공간이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토제벼루와 더불어‘정도’(井桃), ‘전인’(典人), ‘본’(本), ‘동궁’(東宮) 등의 글자가 새겨진 명문 기와와 암막새 등 기와류, 다량의 토기도 나왔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30일 경주 월성 발굴 현장을 언론과 일반 시민들에게 공개하고 현장에서 출토한 토제벼루와 기와 등 유물을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사진=문화재청)
이 외에도 월성 서쪽 A지구에서 8세기 전후에 성벽 보수 사실을 확인했다. 또 문이 있던 곳으로 추정하는 구간에 조선시대 이후 작은 자갈을 깔아 조성한 폭 3m의 통행시설도 발견했다. 서쪽 성벽 안쪽의 평탄한 땅에서 지금까지 나온 적이 없었던 특이한 민무늬 기와가 나온 것도 이번 발굴의 성과다. 여기에 월성 밖을 둘러싼 해자(성을 방어하기 위해 성 밖에 물을 고여 놓은 곳)에서는 신라시대 이후 월성해자가 점차 축소되는 과정을 확인할 수 있는 건물지 등이 나왔다.

심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장은 “월성에 대한 문헌 기록은 남아 있지만 신라 시대 당시 실체를 알려주는 유물들을 발굴 전까지 확인할 길이 없었다”며 “신라사를 복원하는데 키워드가 월성인 만큼 발굴 성과를 토대로 학계에서 신라사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연구가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화재청은 경주 월성의 발굴 성과에 따라 앞으로도 시민들에게 발굴 현장을 공개하고 발굴 문화재에 대한 설명과 홍보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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