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에도 수차례 협박” 유치원 교사들, 학부모 고발한 이유

  • 등록 2023-05-12 오후 4:31:31

    수정 2023-05-15 오후 5:38:30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인천교사노동조합(인천교사노조)이 유치원 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한 학부모를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했다.

12일 인천교사노조는 “인천의 한 유치원 학부모 A씨를 협박과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또한 A씨와 유치원 측 간 전화 녹취록을 고발장과 함께 인천중부경찰서에 접수했다.
인천교사노조가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된 유치원 교사를 대신해 고발에 나섰다.(사진=인천교사노조)
노조 측에 따르면 학부모 A씨의 자녀는 지난해 12월 놀이 수업 도중 다른 아이가 갖고 놀던 장난감에 맞아 얼굴을 다쳤다. 이후 A씨는 가해 아이들과 아이들의 학부모가 자신의 자녀에 직접 사과할 것을 요구했고 B씨는 이를 들어주었다.

그런데 A씨는 이후에도 “다치게 한 아이 부모에게 사과문을 받아내라”, “유치원의 공식적인 사과문을 공지해라”라며 전화와 문자로 협박하는 내용을 수차례 보내고 유치원에 직접 찾아와 위력을 사용하는 등 업무를 방해했다.

그러자 유치원 측은 “서면 사과는 학교폭력 가해 학생에게만 할 수 있는 조치”라며 이를 거절했고 A씨는 담인교사 B씨를 아동학대로 신고했다.

B씨는 지난 3월 경찰에서 조사를 받고 한 달 뒤 인천지방검찰청으로 송치돼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겪은 신체적?정신적 고통으로 섭식장애를 겪어 몸무게 7kg이 빠졌고 불안증세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교사노조 관계자는 이데일리에 “자신의 뜻대로 교육 현장을 움직이기 위한 수단으로 아니면 말고 식의 아동학대 신고를 하는 학부모에게 경종을 울리기 위해 고발했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교사를 아동학대 혐의 등으로 신고하면 검찰에 송치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 과정에서 교사들은 엄청난 정신적 충격을 받는데 이를 든든히 받쳐줄 제도적 지원이 없는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노조가 A씨의 방패막이가 되어준 것”이라며 “혼자서 이런 경우를 감당하는 교사들도 많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교육부 등이 나서 교사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도록 교육활동 침해 방지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최근 교사노동조합연맹이 스승의 날을 앞두고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 교사 1만여 명을 설문 조사 한 결과, 10명 중 7명은 교직 생활이 불만족스럽다고 답했다. 최근 1년 새 사직을 고민한 응답자는 87%에 달했다.

위와 같이 교사에 불만을 품고 아동학대로 신고하겠다는 사례들이 많아지면서 교권 침해에 대한 우려가 더하고 있다. 이에 대한 법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는 현장의 목소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정성국 교총 회장은 한 언론에 “교원이 존중받아야 교육 혁신이 가능하고 대다수 학생의 학습권 보장도 실현할 수 있다”며 “교사의 정당한 교육 활동과 생활 지도를 보장하는 법, 제도 마련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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