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노래자랑' 미쳤어 할아버지 "과거 아파트 한채 날렸지만 마음 비워"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KBS 1TV ‘전국노래자랑’에서 가수 손담비의 노래 ‘미쳤어’를 부른 지병수(77) 할아버지가 소박하고 낙천적인 이야기로 다시 한 번 누리꾼의 눈길을 끌었다.

지병수 할아버지는 2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인생은 70부터다”라는 진행자의 말에 “모르겠다. 난 그냥 아프지 않고 즐겁게 살다가 어느 순간에 가는 게 소원”이라며 “제가 기초생활수급자다. 혼자 살았으니까. 그러니까 돈 받아서 집세 내고 담배 피우고 그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 24일 ‘전국노래자랑’ 서울 종로구 편에 출연한 지병수 할아버니는 ‘미쳤어’를 선곡해 시청자를 사로잡는 무대매너를 보여줬다. 흥이 넘치는 손동작은 물론 유연한 춤에 관객들은 환호를 보냈고, 웃다가 눈물까지 흘리는 관객도 있었다. 인기상을 차지한 지병수 할아버지는 온라인 상에서도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

할아버지는 “전국적으로 스타가 됐다”고 하자 “무슨 스타냐”라면서도 “유튜브에도 무진장 올라오더라”라고 반응했다. 이어 “자꾸 여러 군데서 연락 오니까 보람은 느낀다. ‘내가 이 나이에 조금 스타가 됐나’ 이렇게”라며 웃었다.

사진=KBS 1TV ‘전국노래자랑’ 방송 캡처

‘전국노래자랑’ 출연 후 동네 복지관에서 ‘미쳤어 할아버지’로 통한다는 지병수 할아버지는 가수 박진영의 ‘허니’도 잘 부른다며 인터뷰 중 노래의 한 소절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요즘엔 카라의 ‘미스터’도 좋아하고 티아라의 ‘러비더비’도 좋아한다”고 말했다.

지병수 할아버지는 “제가 옛날에 옷 장사했다”며 “돈 좀 벌었는데 하루아침에 IMF 때문에 도장 잘못 찍어서 아파트 하나가 싹 날아가 버렸다”며 “그런데 지금도 생각해보면 아무 필요 없더라. ‘에이, 내 돈이 안 되려나 보다’하고 그냥 포기했다. 마음 비웠다”며 산전수전 다 겪은 과거를 털어놓기도 했다.

할아버지는 인터뷰가 끝날 무렵 진행자가 손담비에 공식으로 듀엣 제안을 해보라고 하자 “내가 담비 씨 노래 ‘미쳤어’를 너무너무 사랑하고 좋아하는데 같이 듀엣으로 한 번 해주시면 안될까?”라고 전했다.

손담비는 실제로 ‘전국노래자랑’ 방송 후 인스타그램을 통해 “할아버지 감사해요”라고 인사를 건넸다.

사진=손담비 인스타그램

누리꾼은 “즐기면서 사시는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오래오래 건강하시길”, “할아버니 너무 귀여우세요. 건강하세요”, “할아버지의 용기와 열정에 저도 힘을 냈습니다. 나를 위해 사는 모습 존경합니다”, “정치나 사회면에 답답한 뉴스만 보였는데, 할아버지 보고 기분 좋아졌어요”라는 등의 응원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