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장의 '제안'이 불러온 총선 개입 논란[현장에서]

'양문석 편법 대출' 공동 조사…"혼자 결정"
총선 일주일 앞두고 '노골적 선거 개입' 비판
시장선 월권 논란에 관치 금융 등 논란 계속
  • 등록 2024-04-03 오후 2:48:13

    수정 2024-04-03 오후 2:56:43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3일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후보(경기 안산갑)의 ‘편법 대출’ 논란과 관련한 현장 검사에 나선 데 대해 “누구랑 상의한 적이 없고 혼자서 판단하고 결정한 일”이라고 밝혔다.

어차피 새마을금고중앙회와 공동 정기 검사(8일)가 예정돼 있었고, 법률상 책임 소재를 떠나 사실상 공동 책임을 질 수밖에 없어서 빨리 지원하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전날 새마을금고중앙회에 공동 검사를 ‘제안’했고, 행정안전부가 이를 수용하며 이날 현장 검사에 착수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3일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금융감독원-네이버 업무협약식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백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금융회사 검사 경험이 많은 금감원의 검사 인력이 투입되면 양 후보 의혹 확인에 속도가 날 수 있을지는 모른다.

하지만 금융권 안팎에서는 아무리 그렇더라도 지금처럼 선거가 진행되는 시기에 이런 제안을 하는 것은 선거 개입으로 비칠 수밖에 없단 지적이다. 금감원은 전날 출입기자단에 문자를 보내 이례적으로 검사를 지원하는 것에 대해 “사안의 시급성을 고려했다”고 했지만 이날 이 원장은 “의사 결정을 할 때 원칙에 따라 하면 된다”고 했을 뿐 시급함에 대해선 이해할만한 설명을 내놓지 못했다.

더군다나 이 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금감원은 새마을금고에 대한 독자 조사권이 없다. 선거 개입 논란이 불거질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이 원장도 이를 의식한 듯 이날 금융위원회나 행안부, 대통령실과 상의한 건 없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 자신도 “예민한 시기에 어찌 보면 저희 일이 아닐 수 있는 것들을 하는 게 조심스럽고 불편한 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대중과 시장의 시선도 곱지 않다. 금감원의 양 후보 편법 대출 조사 관련 기사에는 “하다 하다 이제 금감원까지 선거에 개입하네” “노골적으로 선거에 개입한다”등 비판을 제기하는 댓글이 적지 않다.

사상 첫 검사 출신 금감원장으로 임명 때부터 주목받아온 이 원장은 그간 여러 행동으로 입방아에 올랐다. 작년에는 외신과 인터뷰에서 “공매도 규제 해제를 검토하겠다”고 밝혀 월권 논란이 일었고, 은행 팔 비트는 관치 금융 등의 지적도 계속됐다.

이날 이 원장은 “국민적 관심이 많고 이해관계가 많을 때 최종 검사 전이라도 신속하게 발표하는 게 맞다고 본다”며 총선 전 중간 검사 결과 공개 가능성도 시사했다. 금융권 곳곳에선 “금융당국의 수장인 만큼 더욱 신중한 태도가 필요하지 않겠냐”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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