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 경제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 변화 및 신흥국 성장세 약화 등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국내외 경제가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인식에는 변함이 없는 만큼 좀 더 상황을 지켜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거시경제실장은 “재닛 옐런 미 연준 의장의 성향을 확인하고, 시장 상황 등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한은이 먼저 움직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경기 회복세 지속..美 테이퍼링·신흥국 불안 우려
금통위는 세계경제가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봤다. 미국 경기회복세 지속과 유럽 부진 완화로 진단했다. 다만 지난달 ‘뚜렷해졌다’고 표현한 미국 경기회복세에 대해선 확신이 줄어든 모습이다. 미국의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3.2%로 3분기(4.1%)보다 다소 둔화됐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공동락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달 경기 평가에 대한 인식 수위나 환율, 물가 등에 대해 통화당국이 입장을 분명하게 밝혔던 만큼 경기인식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모습”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은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으로 신흥국 금융경제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국내경기도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신흥국 성장세가 약화되거나 선진국으로 전이될 경우 한국 경제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 가능성을 높게 보진 않았다.
한국 차별화 “자만해선 안돼”..“안전한 투자처 단정 못해”
김 총재는 우리 경제가 다른 신흥국들과의 차별화에도 불구하고 ‘안전한 투자처’로 단정짓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미 연준이 최근 15개 신흥국들 중 한국이 취약성이 가장 낮은 나라로 평가한 것에 대해 자만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김 총재는 “한국이 다른 신흥국과 여러 면에서 차별화됐다고 인식하지만 금융위기가 마무리 되지 않은 상황에서 안전한 투자처라고 단정짓기는 어렵다”며 “미 연준이 한국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손놓고 있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정책 금리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있어도 국내 금융이 안정적이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