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이과 통합수능 2년째…올해도 ‘문송합니다’

통합수능에서 '이과생 유리하다' 분석
이과생 59% "인문계열 교차지원 검토"
동일 점수라도 선택과목 따라 표점 차이
  • 등록 2022-11-22 오후 4:09:49

    수정 2022-11-22 오후 9:33:39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문·이과 통합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2년째 진행된 가운데 ‘문과 불리’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통합수능은 문·이과 통합이라는 2015 개정 교육과정 취지에 따라 문·이과 계열 구분 없이 통합으로 치러지는 시험이다.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지난 17일 오전 대구 수성구 대륜고등학교 시험장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종로학원이 지난 4일부터 16일까지 수험생 1743명을 대상으로 문·이과 교차지원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과생 1263명 중 745명(59.0%)이 문과 교차지원을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문·이과 통합 수능에서 이과 수험생들이 유리해지자 이를 이용, 상위권 대학 인문계열에 교차 지원을 생각하는 수험생이 10명 중 6명에 달한다는 의미다. 반면 문과생들은 자연계열에 교차지원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수도권 상위권 대학들은 자연계열 신입생 선발 시 미적분·기하, 과학탐구 성적을 필수로 요구하고 있어서다. 예컨대 서강대의 경우 자연계열 모집단위는 미적분·기하, 과학탐구 2과목을 필수 응시해야 선발될 수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통합수능 첫해였던 지난해에도 발생했다. 서울시교육청 중등진학지도연구회가 2022학년도 서울 주요대학 정시모집 인문계열 1630명을 대상으로 교차지원 비율을 분석한 결과 서강대(80.3%), 한양대(74.5%), 연세대(69.6%) 등 교차지원이 3분의 2에 달했다.

수학 영역에서 문·이과 통합으로 나타나는 표준점수 차이도 이과생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올해 수능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은 ‘미적분’ 145점, ‘기하’ 144점, ‘확률과 통계’ 142점으로 추정된다. 표준점수 최고점은 만점자가 받는 표준점수로 같은 만점을 받아도 표준점수 차이가 최대 3점이나 나는 셈이다. 이는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를 최소화하기 위해 공통과목 성택에 따라 표준점수를 보정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이과생보다 수학점수가 낮은 문과생들이 미적분보다 쉬운 확률과 통계를 선택할 경우 표준점수에서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다.

문과생들 사이에서는 ‘문송합니다’(문과라서 죄송합니다)라는 자조적인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일부 학생들은 하향지원을 검토하는 등 대책을 고민하고 있다. 종로학원 설문 조사 결과 문과생 40.4%가 하향지원을 검토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수능을 친 문과생 박모(18)군은 “재수는 절대 하지 않을 생각이기에 하향 지원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수능 시험을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역시 ‘문·이과 유불리 현상’을 불가피하다고 시인했다. 이규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지난 17일 수능 출제 방향 브리핑에서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이를 완전히 해소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평가원의 개선 노력을 요구하고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통합수능 첫해부터 계속해서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지만, 평가원은 구조적 문제라는 식으로 이를 일축하고 있다”며 “국어·수학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를 없애고 같은 점수라면 동일한 표준점수를 받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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