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실천을 위해 적극적으로 텀블러를 사용하는 MZ세대가 늘어나고 있지만, 기업이 운영 편의를 위해 사용하는 무인정보단말기(키오스크)에서는 텀블러를 사용할 수 없어 고객 불편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시작된 매장 내 일회용컵 사용 금지 규정과, 올해 말 예정된 컵 보증금 제도 등 플라스틱 쓰레기 줄이기를 위한 정부의 노력과는 반대로 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현아(가명28·여) 씨도 얼마 전 카페에서 텀블러를 사용하려다 ‘주문은 키오스크에서 해달라’는 짧은 답만 돌아왔다고 한다. 조 씨는 “텀블러 문제 뿐만 아니다. 포인트 적립이나 카드사 ·통신사 할인 등 불필요한 화면이 중복적으로 떠서 이용에 불편을 겪고 있다”며 “그냥 ‘아메리카노 한 잔이요’하면 끝날 일인데 키오스크에선 얼음 양이나 사이즈를 ‘보통’으로 굳이 선택해야 하고 제휴사 할인도 확인해야 해서 오히려 더 귀찮게 느껴질 때가 있다”고 했다.
키오스크에서 다회용 컵을 사용할 수 없다는 지적은 지난해 11월에도 나온 바 있다. 당시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의 발표에 따르면 키오스크가 설치된 서울 소재의 41개 커피전문점 및 패스트푸드점을 조사한 결과 텀블러를 선택할 수 있는 곳은 8개소에 불과했다.
녹소연 전인수 이사장은 “텀블러를 소지하는 것에 대해 불편을 호소하는 소비자들이 많은데 이러한 소비자들에게 키오스크에서 이중으로 불편함을 가중시켜서는 안 되며, 조속히 시스템 문제가 개선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