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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투자은행(IB) 노무라홀딩스의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루팅은 이에 대해 “사상 최악의 부동산 경기 하락세”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하락폭은 수입 철강·구리에 대한 중국의 수요가 감소해 세계 원자재 시장에 큰 영향을 끼쳤던 2008년과 2014년 수준을 능가한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부동산 거품을 방지하고 금융 위험을 줄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주택담보대출과 부동산 개발업자들에 대한 자금 지원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했다. 한때 중국 최대 민간 부동산 개발 업체였던 헝다(恒大)그룹이 지난해 12월 채무불이행(디폴트)를 선언하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올해 초부터 200곳 넘는 중국 주요 도시들이 부동산 관련 대출 확대,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상향, 지역별 주택 구매 자격 제한 완화 등 부동산 부양을 위한 카드를 제시했으나, 상하이·베이징 등 주요 도시의 봉쇄와 1% 아래로 떨어진 도시 인구 증가율, 건축 자재의 수요 감소 등을 이유로 지난해 보다 부동산 시장의 악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1∼5월 중국의 부동산 판매 면적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3.6%, 판매 금액은 작년보다 31.5% 줄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의 연구원들은 중국의 부동산 침체가 올해 성장률을 1.4%포인트 끌어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봉쇄로 인한 성장률 하락폭 전망치(1.6%포인트)와 비교하면 불과 0.2%포인트 차이다. 일각에선 올해 중국 성장률이 2%대에 머물 것이란 의견도 내놓는다. 중국 정부가 제시한 올해 성장 목표 5.5%와 차이가 크다.
호주 싱크탱크 로위연구소는 중국 GDP에서 아파트·주택 투자가 중국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현재 약 11% 수준이나 2030년에는 7%대로 내려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렇다고 인프라나 공장 등 다른 부문 투자가 그 공백을 채울 만큼 충분히 확장되기도 어렵다고 의견을 냈다.
롤랜드 라자 로위연구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부동산 침체로 인한 금융 위기를 피하더라도 관련 투자가 줄어들면서 전체 GDP 성장률이 향후 10년 동안 4%대로 떨어질 것”이라며 “성장 둔화는 중국이 미국에 대해 의미 있는 경제적 우위를 가져갈 수 없다는 걸 보여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