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진, 청각장애와 심장병 앓고 있는 여아에게 새로운 삶 선물

세종병원 김성호 부장, 환아의 안전을 위해 두 차례에 걸쳐 치료하기로 결정
  • 등록 2014-10-15 오후 3:33:42

    수정 2014-10-15 오후 3:33:42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선천성 심장질환과 와우질환을 앓고 있었음에도 가정 형편이 어려워 제대로 치료 받지 못했던 필리핀에 사는 여자 아이가 한국의 심장병 전문의의 도움으로 새로운 삶은 살게 됐다.

세종병원은 심장병을 앓고 있는 필리핀 청각장애아 ‘걸리’의 1차 수술과 2차 시술을 모두 마치고 최근 귀국했다고 15일 밝혔다.걸리의 시술 비용은 세종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성호 부장이 후원자를 직접 섭외, 이루어 졌다.

필리핀 마닐라에서 온 ‘걸리(Gyrlie Rexie, 8)’는 태어날 때부터 심장질환과 와우질환이 있었다. 이러한 까닭으로 걸리는 호흡곤란과 발육부진 등의 문제를 겪었으며, 소리를 들을 수 없어 언어를 구사하지 못했다. 하지만 걸리 가족의 월 소득은 일용직 전기기술자인 아버지가 벌어오는 20만원 가량으로 의 어려운 집안형편 때문에 수술을 받지 못했다.

어렸을 때부터 딸의 고통을 지켜봐 온 어머니는 선교사를 통해 한국 병원에서 무료로 심장병 수술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한국선의복지재단이 진행하는 ‘해외 심장병 어린이 무료수술’ 사업에 지원했다.

한국선의복지재단과 연계된 세종병원에서 수술을 받을 수 있게 된 걸리가 진단받은 병명은 ‘동맥관개존증(PDA)’이다. 이 질환은 출생 전 열린 상태로 대동맥과 폐동맥을 연결하는 동맥관이 출생 후에 닫히지 않고, 계속 열려 있는 선천성 심장병이다.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할 경우, 심내막염, 심부전 등을 유발할 수 있다.

걸리 역시 심부전이 있었지만 치료시기를 놓쳐 검사 당시 심한 폐동맥고혈압이 나타나 치료가 불가능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치료를 맡은 소아청소년과 김성호 부장은 걸리가 폐동맥고혈압이 심해 동맥관을 한번에 막을 경우, 무리가 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2차로 나눠서 막기로 결정했다.

세종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성호 부장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소아심장 전문의로 지난 달 제주 한라병원에서 긴급 이송된 ‘심실중격결손이 없는 폐동맥폐쇄’를 앓고 있는 신생아의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친 바 있다.

김 부장은 2013년 5월 1차 수술을 무사히 마쳤으며, 걸리의 가족이 2차 시술 후원을 받는 것에 어려움을 겪어 이를 망설이는 모습을 보고, 그 필요성을 설득했다. 뿐만 아니라 걸리와 가족이 2차 시술을 포기하지 않도록 직접 후원자 발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장의 이 같은 노력으로 걸리는 후원자의 도움을 받아 지난 9월 2차 시술을 받고, 모든 치료를 끝낼 수 있었다. 또 지난 7월 의료기관 및 재단, 후원자의 도움으로 인공와우 수술을 받아 정상아이들처럼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됐다.

수술을 받은 걸리는 “심장수술을 받고 나서 건강해진 몸으로 친구들과 함께 뛰고, 공부를 하고 싶다. 또 친구들만큼 키가 자랐으면 좋겠고, 언어치료를 잘 받아 말도 잘 할 수 있게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걸리의 어머니는 “걸리가 2차 치료까지 마칠 수 있도록 도와준 소아청소년과 김성호 부장이 은인이라고 생각한다. 걸리 역시 자라서 다른 사람들을 돕는 일을 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세종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성호 부장은 “‘심장병 없는 세상을 위하여’라는 이념으로 환자들을 치료해 온 병원의 의료진으로서 걸리가 건강한 삶을 되찾은 것에 대해 무척 기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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