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지방 저출생 예산 구조 손질…결혼만 해도 세금 깎아준다

[저출생 반전 대책] 재정 대응 위한 예산·세제 손질
특별회계 신설…R&D처럼 '예산 사전심의제' 도입
혼인신고 시 특별세액공제…10년까지 1주택자 간주
  • 등록 2024-06-19 오후 4:15:55

    수정 2024-06-19 오후 4:15:55

[세종=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정부가 저출생 관련 부처 신설과 연계해 중앙·지방 예산 편성 구조를 손질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특별회계와 예산 사전심의제 도입을 검토하는 동시에 지방교부세 교부 기준에 합계출산율 반영률을 확대하는 것이다.

또 출산의 선행지표로 여겨지는 혼인을 끌어올리기 위해 결혼만 하더라도 세제상 인센티브를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자녀가 있는 가정에는 양육 부담을 완화하는 차원에서 인적공제를 확대하기로 했다.
계속되는 저출산 속 난임부부도 크게 늘어나는 가운데 29일 서울 송파구 잠실에 새롭게 문을 연 차병원 난임센터 모습.(사진=연합뉴스)
특별회계 신설 추진…R&D처럼 ‘예산 사전심의제’ 도입

정부는 19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개최하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저출생 추세 반전을 위한 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일가정 양립 △양육 △주거 등 저출생의 직접적 원인으로 지목된 3대 핵심분야를 중심으로 마련됐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 수) 0.72명으로 대표되는 우리나라의 저출생 상황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과 비교해도 이례적인 최저치를 기록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다. 통상 출생 통계는 연초가 제일 좋고 연말로 갈수록 낮아지는 추세를 보이지만, 올해 1분기(1~3월) 합계출산율은 0.76명은 같은 기간 기준 역대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연초 효과도 보이지 않는 만큼 올해 지표는 지난해보다 악화될 거라는 우려가 벌써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인구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하고 저출생대응기획부(가칭)와 저출생수석실을 신설하기로 했다. 큰 틀의 저출생 대책들이 상당 부분 재정정책이라는 점에서 이와 연계해 예산 구조도 전반적으로 들여다보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부처별 저출생 예산을 취합하는 방식의 현행 시스템 대신 인구위기대응특별회계(가칭)를 신설해 인구정책 전담 재원으로 관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저출생 대응 관련 예산사업에 대한 사전심의제 도입도 검토한다. 예컨대 연구개발(R&D) 예산의 경우 기술 분야 전문성이 필요한 사업에 대해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예산 요구서를 사전심의한 뒤 예산당국인 기획재정부가 이를 반영해 정부안을 만들고 있다.

지자체의 더 적극적인 저출생 지원을 유도하는 차원에서 지방교부세의 교부 기준도 보완하기로 했다. 합계출산율이 높은 지자체에 더 많은 재원이 배분될 수 있도록 보통교부세의 출산장려 보정수요 반영률을 현행 대비 2배 이상 대폭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행 반영 비중은 △0.78~0.98명 75% △0.98~1.18명 150% △1.18~1.38명 225% △1.38명 이상 300% 등이다.

부동산교부세의 경우 교부 기준에 출산·돌봄 등 저출생 항목을 신설한다. 다만 부동산교부세의 재원인 종합부동산세를 둘러싸고 최근 대통령실을 비롯해 정치권 전반에 폐지 논의가 일고 있는 만큼 향후 추진 여부는 미지수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아울러 연 1조원 규모의 지방소멸대응기금의 사업범위도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11일 서울 마포구 아현동 웨딩거리 한 웨딩드레스 판매점 앞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혼인신고 시 특별세액공제 …10년까지 1주택자 간주


이번 대책에는 결혼과 출산에 대한 세제 혜택을 늘리는 방안도 포함됐다. 혼인신고를 하면 특별세액공제를 도입하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이와 관련한 적용대상, 공제금액 등 구체적인 내용은 내달 발표하는 올해 세법개정안에 담길 예정이다. 또 결혼에 따른 조세특례도 확대하기로 했다. 1세대 1주택을 각각 보유한 두 사람이 결혼해 2주택자가 되더라도 1주택자로 간주하는 기준을 5년에서 10년으로 늘리는 것이다. 현행 제도에서 1주택자로 인정되면 양도소득세는 12억원까지 비과세하고, 종부세도 12억원까지 기본공제를 받을 수 있다.

자녀세액공제의 경우에도 적용 금액을 △첫째 15→25만원 △둘째 20→30만원 △셋째 30→40만원 등으로 개선하기로 했다. 경제적 부담 없이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한다는 취지에서다. 부영의 출산지원금 1억원 사례를 계기로 기업이 임직원에게 지급하는 출산지원금에 대해서는 전액 비과세 방침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이외에도 양육가정에 대한 각종 생활밀착형 지원안이 이번 대책에 담겼다. 자동차 취득세 감면 대상은 현행 3자녀 이상에서 2자녀 이상 가구로 확대하고 일몰 연장을 추진한다. 다자녀가구 대상 전기차 구매보조금은 10% 추가 지원을 검토하고, 고속열차·공항주차장·문화관광시설 등에 대한 할인도 확대할 예정이다. 국공립 문화·체육시설, 관공서 등에 어린이 패스트트랙을 운영하는 한편, 영유아 동반 전용 주차구획 설치의 법적 근거를 마련해 양육친화적 환경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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