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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차예지 기자] “대한민국에서 여자로 산다는 건 ‘파이터’로 사는 것과 똑같다.”
지난 23일 저녁 주한영국대사관에서 열린 여성 리더십 포럼에 참석한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여성으로서 겪은 도전과 난관을 헤쳐나간 생생한 경험담을 들려줬다. 이날 행사에는 영국 노팅엄대학교 대학원 산업공학 박사 출신인 한 의원과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50여명의 여성 취브닝(영국 정부 장학금) 수여자들이 참여했다.
한 의원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시절, 남성 지원자보다 성적이 더 뛰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유학생 선발에서 좌절됐던 경험을 들려주며 한국의 남녀차별에 대해 이야기했다. 당시 그는 공단에서 석사과정을 보내주는 프로그램 있어 IELTS(영국 대학 입학에 필요한 영어 시험)준비를 했다고 한다. 그런데 한 의원의 영어성적이 가장 우수했음에도 불구하고 남자 직원이 선발됐다고 한다. 이유를 묻는 그에게 공단 측은 “남자가 가는게 맞을거 같다”는 답변을 했다고.
결국 그는 어렵게 받은 장학금은 포기하고 1999년에서야 영국 유학을 떠나게 된다. 그는 실험보조, 학교 홍보 등을 통해 근로 장학금을 받으며 4년 만에 박사과정까지 마친다. 그는 “기회가 되면 외국에 나가라. 난 33세에 나갔고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며 “그 힘으로 돌아오면 뭐든지 할 수 있을거다”며 해외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국회의원이 된 이후에도 여성이라서 겪는 차별은 여전했다. 한 의원은 지역구 활동을 하다보면 성희롱 적인 발언을 듣는 일이 잦다고 밝혔다. 우리 사회가 여성정치인 바라보는 것과 남성 정치인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다는 것이다. 한 의원은 “지역활동 하다가 느꼈던 것인데, 몸을 쓰는 봉사활동 등의 일을 할 때 대부분 여성들, 부녀회가 나서지만 여성들이 하는 일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박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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