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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애 의원 "韓에서 女로 산다는 건 '파이터'로 사는 것"

성적 뒤져도 "남자가 가는 게 맞을 것 같다"며 男직원 유학 보내
뒤에서 신문 보다가 일하는 타자수에 "박양, 물 떠와"하는 男부장도
  • 등록 2017-11-27 오후 3:52:50

    수정 2017-11-27 오후 3:52:50

지난23일 저녁 주한영국대사관 아스톤홀에서 열린 여성 리더십 포럼에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맨 오른쪽)이 참석해 참석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영국 대사관 제공


[이데일리 차예지 기자] “대한민국에서 여자로 산다는 건 ‘파이터’로 사는 것과 똑같다.”

지난 23일 저녁 주한영국대사관에서 열린 여성 리더십 포럼에 참석한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여성으로서 겪은 도전과 난관을 헤쳐나간 생생한 경험담을 들려줬다. 이날 행사에는 영국 노팅엄대학교 대학원 산업공학 박사 출신인 한 의원과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50여명의 여성 취브닝(영국 정부 장학금) 수여자들이 참여했다.

한 의원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시절, 남성 지원자보다 성적이 더 뛰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유학생 선발에서 좌절됐던 경험을 들려주며 한국의 남녀차별에 대해 이야기했다. 당시 그는 공단에서 석사과정을 보내주는 프로그램 있어 IELTS(영국 대학 입학에 필요한 영어 시험)준비를 했다고 한다. 그런데 한 의원의 영어성적이 가장 우수했음에도 불구하고 남자 직원이 선발됐다고 한다. 이유를 묻는 그에게 공단 측은 “남자가 가는게 맞을거 같다”는 답변을 했다고.

그때의 경험으로 회사 혜택으로 유학을 가기는 어렵겠다고 판단한 그는 영국 정부 장학금에 지원해서 합격하게 된다. 하지만 이번에는 국제통화기금(IMF) 사태가 터지고 만다. 공단에서는 IMF로 구조조정을 해야되는 상황이라 유학을 가려면 퇴사하고 가라고 한 의원에게 말했다고 한다.

결국 그는 어렵게 받은 장학금은 포기하고 1999년에서야 영국 유학을 떠나게 된다. 그는 실험보조, 학교 홍보 등을 통해 근로 장학금을 받으며 4년 만에 박사과정까지 마친다. 그는 “기회가 되면 외국에 나가라. 난 33세에 나갔고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며 “그 힘으로 돌아오면 뭐든지 할 수 있을거다”며 해외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 의원은 직장생활을 할 때 여성 기능직을 비서처럼 부리던 부장에게 항의했던 일화도 소개했다. 남자 부장이 자신은 신문을 보다가 열심히 일하는 여성 타자수에게 물 떠오기, 담배 사오기 등 각종 심부름을 시켰다는 것이었다. 그는 “지금도 그러한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보지는 않지만 부당하다고 소리치는 분들이 많아졌다”며 “남자도 같이 말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희망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회의원이 된 이후에도 여성이라서 겪는 차별은 여전했다. 한 의원은 지역구 활동을 하다보면 성희롱 적인 발언을 듣는 일이 잦다고 밝혔다. 우리 사회가 여성정치인 바라보는 것과 남성 정치인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다는 것이다. 한 의원은 “지역활동 하다가 느꼈던 것인데, 몸을 쓰는 봉사활동 등의 일을 할 때 대부분 여성들, 부녀회가 나서지만 여성들이 하는 일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박하다”고 말했다.

지난 23일 저녁 주한영국대사관 아스톤홀에서 열린 여성 리더십 포럼에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맨 오른쪽)이 참석해 강연하고 있다. 사진=영국 대사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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