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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 3분기 DB하이텍의 매출은 2948억원, 영업이익은 912억원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51%, 35.95% 증가한 수치다.
앞서 DB하이텍은 지난 2분기 매출 2747억원, 영업이익 814억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3분기 실적이 전망치대로만 나온다면 또 한 번 분기 최대 실적을 쓰는 셈이다. 일각에선 3분기에 분기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 1000억원을 돌파할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DB하이텍은 이러한 호실적을 바탕으로 올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간 매출 ‘1조원’ 시대를 열 것으로 전망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DB하이텍의 올해 매출은 1조 1107억원, 영업이익은 3197억원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해 매출 9359억원, 영업이익 2393억원 대비 각각 18.68%, 33.58% 늘어난 수치다.
DB하이텍은 삼성전자에 이은 국내 2위 파운드리 업체로 전 세계적으로도 10위권을 이어간다. 다만 대만 TSMC나 삼성전자의 주력인 12인치(300mm) 반도체가 아닌, 8인치(200mm) 웨이퍼 기반으로 아날로그 반도체가 주력이다.
DB하이텍의 최근 실적 호조는 코로나19에 따른 전자제품 수요 증가와 연관이 깊다. 보복 소비 등으로 TV·가전 판매가 급증하면서 관련 반도체 수요도 덩달아 뛰었다. DB하이텍 관계자는 2분기 실적에 대해 “PMIC를 중심으로 주요 파운드리 제품에 대한 매출이 전반적으로 확대했다”며 “여기에 자체 브랜드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구동칩이 시장에 진입해 관련 매출이 발생한 것이 호실적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이러한 8인치 반도체 부족현상이 내년까지 지속하면서 판가 상승이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본다. 증권가에서는 DB하이텍이 내년에 매출 1조 3000억원, 영업이익 4000억원을 돌파,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전망한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에도 8인치 가격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며 “동시에 DB하이텍 생산능력도 증가하면서 실적 호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 끝나도 8인치 수요 지속…“특화기술 경쟁력으로 대응”
업계 일각에선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종식하면서 8인치 반도체 호황세도 꺾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한다. 하지만 무선이어폰이나 웨어러블, 사물인터넷(IoT) 기기 등 신규 시장이 확대하면서 다품종 소량생산에 적합한 8인치 반도체 수요는 꾸준히 늘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DB하이텍은 2000년대 중반부터 아날로그반도체에 특화한 파운드리 분야에 집중하면서 해당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8년엔 업계 최초로 0.18마이크로미터(㎛) 복합전압소자(BCDMOS) 공정개발에 성공했으며, 2010년에는 이 분야에서 업계 1위에 올랐다.
이뿐 아니라 다수 중소 팹리스 업체들에 높은 수율과 가격 경쟁력을 갖춘 반도체를 빠르게 생산해주는 ‘고객별 맞춤형 생산시스템’을 구축한 것도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DB하이텍 관계자는 “아날로그반도체로는 업계 1위 수준 기술력과 함께 차별화한 고객 맞춤형 응대 시스템으로 사업 안정성을 크게 높였다”며 “실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3년 전부터 높은 수익률을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DB하이텍은 최근 불거진 매각 추진설에 대해서도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DB하이텍 관계자는 “매각 계획이 전혀 없다“며 “현재 실적이 좋고 이 분야를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겠다고 거듭 밝혀온 상황에서 매각을 추진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