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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둔촌주공아파트 자리에 들어서는 이 단지는 1만2032가구 규모로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아파트’로 불린다. 올림픽파크 포레온은 재건축 조합과 시공사 간 갈등으로 중단됐던 공사를 올 10월 6개월 만에 재개했다. 다음 달 일반분양을 분주히 준비하던 이 단지는 지난주 화물연대 파업으로 날벼락을 맞았다. 레미콘 차량이 분주하게 움직여야 할 공사장을 현장 인력 몇몇만 지키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둔촌주공 시공사업단은 일단 급한대로 마감 공사 등 레미콘이 없이 할 수 있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여기에도 한계가 있다. 김재돈 현대건설 현장소장은 “지금 3, 4일 치 일거리밖에 안 남았다”며 “지금 현장 근로자 3분의 1이 빠져 있는데 다음 주면 3분의 2를 빼야 한다”고 말했다. 날이 더 추워지면 레미콘 작업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건설사와 협력업체는 더 조급하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정부는 29일 시멘트·레미콘 운송 종사자에게 업무개시명령(파업으로 국가 경제에 심각한 피해가 있을 때 업무에 강제 복귀시키는 제도)을 내렸다. 업무개시명령을 송부받으면 다음 날 24시까지 업무에 복귀해야 한다. 업무개시명령을 거부하면 형사처벌(3년 이하 징역형 혹은 3000만원 이하 벌금형)과 함께 화물운송 자격을 정지(1회 거부)·취소(2회 이상 거부) 당할 수 있다.
이날 올림픽파크 포레온을 찾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빨리 준공돼서 조합원들이 돌아와야 하고 일반분양 받으려는 사람들은 ‘내 집 마련’ 꿈에 부풀어 있는 주택 건설 현장인데 화물연대 운송거부 때문에 (작업이) 한없이 늦어진다고 하니 시공회사뿐만 아니라 입주자들도 답답하고 고통이 그지없다고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원 장관은 “오늘 지나면 (운송 거부 인원이) 빠른 속도로 복귀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방해하는 움직임이 있겠지만 엄정히 법을 집행하겠다”고 했다.
건설업계는 원 장관에게 더 강경한 대응을 주문했다. 김재식 주택협회 부회장은 “기간산업이나 일상 생활과 직결된 철강·자동차·정유도 한계 상황에 직면했다”며 “업무개시명령 확대를 적극적으로 검토해달라”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파업으로 공사 지연이 발생할 때 노조 등에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도록 제도 개편도 건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