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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정명훈(63) 전 서울시향 예술감독을 대신해 지난달 먼저 국내 무대에 섰던 지휘자 크리스토프 에센바흐(76)가 통영을 찾는다. 피아니스트 백건우(71)는 처음으로 통영국제음악제 무대에 오르는가 하면, 지휘자 마사아키 스즈키(62)는 바흐 콜레기움 재팬을 이끌고 고음악을 들려준다.
‘2016 통영국제음악제’(TIMF·팀프)가 음악의 미래를 말하다’(Sounds of Tomorrow)를 주제로 오는 3월 25일부터 4월 3일까지 경남 통영시 통영국제음악당에서 열린다. 올해는 작곡가 네트워크인 국제현대음악협회(ISCM)의 ‘세계현대음악제’를 유치해 총 30개 프로그램으로 가장 많은 연주회를 선보인다.
ISCM은 1922년 오스트리아에서 처음 출범한 작곡가 국제기구로서 현재 50개국 회원국을 두고 매해 국제음악제를 개최해오고 있다. 한국은 1972년 회원국으로 가입했으며 작곡가 윤이상 선생이 꾸준히 활동해오다 고인이 된 후 명예위원으로 위촉됐다.
플로리안 리임 통영국제음악재단 대표는 16일 용산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는 평소 음악제와는 다르다. 통영국제음악제와 ISCM 세계현대음악제가 동시에 열린다”며 “세계현대음악제에서는 공모를 통해 세계 동시다발적으로 생기고 사라지는 현대음악 500여곡 중 심사를 거쳐 약 70개의 곡을 선보인다. 통영국제음악제가 이번 주제로 삼은 내일의 소리, 미래의 음악을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저명 작곡가 필립 글래스와 진은숙은 게스트로 선보인다. 미니멀리즘의 대가이자 미국 현대음악 작곡가 필립 글래스의 곡(25·26일 블랙박스)을 장 콕토 감독의 흑백영화 ‘미녀와 야수’ 영상과 함께 필립 글래스 앙상블로 펼쳐진다. 필립 글래스는 박찬욱 감독 ‘스토커’의 영화음악을 맡은 유명 작곡가로 알려졌다.
26일 지휘자 마사아키 스즈키는 바흐 콜레기움 재팬의 연주로 바희 ‘마태수난곡’을 들려주며, 백건우 4월1일 부조니 탄생 150주년을 기념해 부조니의 곡들로 리사이틀을 꾸민다. 백건우가 통영음악제 무대에 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폐막은 에센바흐의 지휘로 진은숙의 ‘사이렌의 침묵’과 ‘만토바니 첼로 협주곡 원스어폰 어 타임’이 아시아 초연된다.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가 협연을 맡으며 소프라노 마리솔 몬탈보, 첼리스트 이상 엔더스가 함께 한다.
김소현 공연기획팀장은 “마사아키 스즈키의 고음악 연주회 같은 경우 티켓오픈 초기에 개폐막작보다 잘 팔린 공연”이라면서 “지휘자 에센바흐는 폐막을 맡기로 한 후 직접 프로그램에 대해 많이 고민하더라. 이상 엔더스와의 협연도 직접 제안했다”고 귀띔했다.
플로리안 리임 대표는 “10일 동안 고음악부터 다양한 현대음악을 만날 수 있는 기회다. ISCM을 통해 동시대의 현대음악을 들을 수 있고 한국 작곡가의 10여곡이 선보여질 예정이다. 내년에는 윤이상 선생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윤 선생의 곡을 많이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