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성과급 잔치 끝나나…횡재세에 '클로백' 도입까지

금융당국, 금융지주ㆍ은행 성과급 제도 손볼 듯
업무상 손실 발생 시 환수ㆍ삭감안 의무 고려
국회선 공공재 규정하고, 초과이득세 법안 검토
  • 등록 2023-02-16 오후 5:31:54

    수정 2023-02-16 오후 7:28:06

[이데일리 전선형 기자] 은행들에 대한 ‘성과급 돈잔치’ 비난이 커지는 가운데, 정부가 이를 방지하는 개선책 마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금융사에 문제가 발생하면 이익을 환수ㆍ삭감하는 ‘클로백(claw back)’ 제도를 의무 적용토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국회에선 시장에 편승한 이익에 대해 은행에 초과이득세(횡재세)를 내도록 하는 법안 발의까지 고려 중이다. 정부가 사실상 ‘은행=공공재’라고 규정한 만큼, 은행들에게 더 강력한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 시내에 설치되어 있는 주요 은행들의 현금인출기. (사진=연합뉴스)
보수 환수하는 ‘클로백 제도’ 도입하나

16일 금융권 및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달 내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개선 TF(태스크포스)를 꾸리고, 경쟁력 강화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현재 업권 및 학계 등 전문가 리스트를 추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아직 TF 쟁점 논의 안건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금융권에선 성과급 및 퇴직금 체계와 인터넷은행 추가 설립 방안 등이 주요하게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성과급 및 퇴직금 체계 개편안이 강력하게 논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은행들이 기준금리 상승에 편승해 올린 순익을 과도한 성과급 지급과 배당에 사용한 것을 두고 비난을 쏟아내고 있고 있는 탓이다.

금융당국에서는 이미 성과급 및 퇴직금 체계 개편에 대한 물밑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성과급과 관련해서는 클로백 제도의 의무 도입을 끌어낼 것으로 보인다. 클로백 제도는 기업에 손실이 발생하거나 재무회계 등의 부정이 발각됐을 경우 임원에게 지급이 끝난 실적연동의 보수를 환수하는 제도다. 해외에서는 임원 및 임직원의 책임경영을 확대하기 위해 금융사와 제조사 등이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를 비롯한 미국의 100대 기업의 71%가 실시하고 있다.

물론 국내 금융권에도 금융회사 지배구조 감독규정에 ‘이연지급 기간 중 담당 업무와 관련해 금융회사에 손실이 발생한 경우 이연지급 예정인 성과보수를 실현된 손실규모를 반영해 재산정된다’는 관련 내용이 있다. 금융지주와 은행에서는 이 내용을 내부 규범에 넣고 있다.

하지만 현 감독규정에서는 손실 범위나 한도 등이 정확히 명시돼 있지 않아 금융사에 직접적으로 규정 위반을 묻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그동안 금융사 성과급 제도에 대해서는 경영 유의나 개선 사안으로만 지도해왔다.

금융감독원은 현재 금융지주와 은행이 해당 감독규정을 어떻게 내규에 넣고 활용하고 있는지 실태를 점검하고, 손실 범위와 환수 및 삭감비율 등의 내용을 좀 더 구체화 해 감독규정을 개편을 한다는 방침이다.

은행업에도 ‘횡재세’ 도입 여론 확산

더불어 국회에서도 ‘횡재세’를 거론하며 은행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횡재세는 영어로 ‘windfall tax’로 해석된다. 바람이 내게 가져다 준 재물이란 뜻으로 우연히 생긴 재물에 부과하는 세금을 일컫는다. 최근 국내에선 유가 상승에 따라 정유사가 걷은 이익, 금리인상으로 은행들이 얻은 이익이 여기에 해당한다고 보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최근 횡재세 도입 움직임이 구체화하는 모습이다. 현재 야당에서는 은행으로부터 초과이득세를 걷는 내용의 법인세법 개정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기관의 소득금액이 직전 3개 사업연도 평균 소득금액을 초과할 경우 해당 초과분에 대해 법인세를 부과한다는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은행의 수익이 자구노력보다는 기준 금리 인상 등에 편승한 이익으로 규정한 셈이다.

지난해 4대 금융지주사(KBㆍ신한ㆍ하나ㆍ우리금융)이 거둔 순이익은 15조8506억원이며, 이자이익은 약 39조6735억원이다. 이자이익은 직전년도와 비교해 약 5조원이 늘었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예대마진 확대 영향이다. 금융사들은 예대마진차(예금과 대출 이자차익) 확대로 번 수익으로 지난해 임직원 성과급을 1조원 이상 지급했다.

한 학계 관계자는 “과점 산업이라는 건 관리감독도 그만큼 강도 높게 할 수 있다는 의미”라며 “정부에서도 이번에 은행권에 대한 관리 고삐를 죄면서 대출금리를 내리게 하고, 서민 금융 서비스 질을 높이는 효과를 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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