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에너지는 ㈜한화(000880) 지분 보통주 기준 7.33%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한화에너지가 보유한 ㈜한화 지분은 김승연 회장 22.65%, 국민연금공단 7.67% 등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이번 지분 매입이 주목받는 이유는 한화에너지의 최대주주가 김동관 ㈜한화·한화솔루션 대표(사장)와 김동원 한화생명 최고디지털전략책임자(부사장),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상무이기 때문이다.
애초 에이치솔루션은 한화그룹 경영권 승계 구도 향방을 가늠할 계열사로 손꼽혔다. 2017년 한화S&C를 물적 분할해 설립된 에이치솔루션은 김동관 사장이 지분 50%를, 김동원 부사장과 김동선 상무가 지분 각 25%씩 보유했다. ㈜한화에 속해있지 않지만 한화에너지, 한화시스템 등 주요 계열사 지분을 갖고 투자 자회사 관리 역할을 했다.
한화에너지는 지난 8월23일부터 한화 주식을 매입하기 시작했으며 지난 1일 역합병으로 에이치솔루션이 보유했던 지분 5.19%(보통주 기준)까지 추가하며 지분율을 더욱 높였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에이치솔루션과 한화에너지의 합병, 김동관 사장이 대표로 있는 한화솔루션의 40대 젊은 임원 다수 배치 등은 승계 절차가 구체적 단계로 진입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실제 최근 한화에너지는 그룹 내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삼성과의 ‘빅딜’ 당시 남아 있던 한화임팩트(옛 한화종합화학) 지분을 마저 사들이면서 한화임팩트 지분율을 51.70%까지 끌어올렸다. 한화에너지를 최대주주로 둔 한화임팩트는 화학 사업에서 벗어나 혁신 기업 투자 회사로 거듭나고 있다. 한화에너지가 지분 12.70%를 보유한 한화시스템 역시 △위성통신 △에어 모빌리티 △디지털 플랫폼 등 신성장동력을 키우는 데 뛰어들기도 했다.
다만 한화 측은 이번 주식 매입에 대해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투자하는 목적”이라며 “경영권 승계와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