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에 황제주 내준 LG생건·52주 신저가 아모레…K뷰티에 무슨일

LG생건, 13.4% 내려 4년여 만에 100만원 하회
아모레퍼시픽 5.3%…작년 4Q 중국발 실적 우려
신세계 6.8% 하락…정용진 회장 '멸공' 발언 부각
"화장품株, 실적 발표 이후 1분기 중 바닥 지날 것"
  • 등록 2022-01-10 오후 4:34:27

    수정 2022-01-11 오후 9:19:42

[이데일리 이은정·윤정훈·김인경 기자] 국내 화장품 관련주가 ‘실적 쇼크’ 우려에 파랗게 멍들었다. 화장품 대장주인 LG생활건강(051900)은 10% 넘게 급락하며 4년여 만에 100만원을 하회했고, 아모레퍼시픽(090430)은 52주 신저가를 썼다. 코로나19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국내외 수요가 위축되고 있다는 분석이 잇따른 결과다. 특히 시장 비중이 큰 중국 전망에 그림자가 드리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증권사들은 일제히 실적 추정치와 함께 목표주가를 내려 잡았고, 투자의견을 ‘Hold’로 제시한 곳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중국 규제 리스크 해소 여부와 중국 소비 둔화 여파를 주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LG생건, 4년여 만 100만원 하회…화장품주 일제히 ‘출렁’

10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이날 전거래일보다 14만8000원(13.41%) 하락한 95만6000원에, 아모레퍼시픽은 8500원(5.30%) 내린 15만2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모두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LG생활건강의 종가가 100만원을 하회한 것은 2017년 10월12일(97만5000원) 이후 4년여 만이다. 관련주인 아모레G(002790)는 2%대, 코스맥스(192820) 5.88%, F&F(383220)는 4.63% 하락 마감했다.

실적 부진 전망에 증권사들이 일제히 목표주가를 내려 잡은 영향이다. LG생활건강에 대해선 지난 9일 케이프투자증권이 170만원에서 140만원으로, 10일엔 삼성증권은 기존 161만원에서 131만원으로 내렸다. IBK투자증권(170만원→150만원), 메리츠증권(160만원→120만원), NH투자증권(165만원→145만원), 유안타증권(145만원→127만원), KTB투자증권(150만원→120만원)도 이날 하향 조정했다. 이 중 투자의견을 Hold로 유지하거나 조정한 곳은 메리츠, KTB, 유안타 등이다. 메리츠는 아모레퍼시픽에 대해서도 목표주가를 17만원에서 14만원으로 낮췄다.

LG생활건강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지난 하반기부터 지속 내림세를 걷고 있다. 에프앤가이드가 지난 9일 집계한 LG생활건강의 4분기 영업이익은 2648억원으로 3개월(2755억원)보다 내린 수준이며, 이날 하향 조정까지 반영하면 하락폭이 더 커진다. 아모레퍼시픽의 9일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544억원으로, 3개월 전 730억원, 1개월 전 577억원에서 더 낮아졌다.

LG생활건강의 화장품 부문의 영업이익의 감소세가 두드러진다. 증권가는 중국 소비 둔화가 지난해 하반기 둔화세를 보이는 가운데 4분기 중국 최대 쇼핑 축제인 광군제 관련 마케팅 비용이 수익성에 부담을 줬을 것으로 봤다. 12월 면세점 매출 공백도 영향을 미쳤단 평이다. LG생건은 작년 연말 브랜드 가치 제고를 위해 연말 프로모션에 공격적인 참여를 하지 않으면서 면세 매출액이 당초 대비 1000억원가량 줄어들 것으로 알려졌다.

LG생건 화장품 부문의 중국 의존도는 50% 이상이다. 이 가운데 절반은 면세점에서 나온다. 하지만 따이공(보따리상)의 과도한 할인 요구를 저지하면서 매출이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정부는 이른바 ‘홍색 정풍 운동’을 통해 연예인과 인플루언서가 불법이나 도덕적 품행이 나쁜 것을 규제하고 있다. 이로 인해 화장품 업계에 절대적인 왕홍이 최근에는 세금까지 포함해 수수료를 과도하게 요구하는 실정이다.

▲중국의 대표 왕홍인 웨이야(사진)는 작년 광군절에서 라이브방송을 통해 ‘후’를 1000억원 이상 판매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홍색 정풍 운동’에 타깃이 되면서 2500억원의 벌금을 징수 받았다. (사진=웨이보)


화장품 업계는 이번 하락이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LG생건은 이미 중국에서 ‘후’, ‘숨’, ‘오휘’ 등 럭셔리 라인업으로 사업 재편을 끝냈기 때문이다. 더불어 생활용품, 음료, 헤어 등 사업 다각화를 하고 있는 만큼 매출 하락은 일시적일 것이라는 평가다. LG생건은 작년 미국 프리미엄 헤어케어 업체 보인카를 1억달러에 인수하는 등 사업다각화에 집중하고 있다.

신세계도 ‘멸공’ 발언에 흔들…“1분기 중 바닥 지날 듯”

아모레퍼시픽도 해외 실적 부진이 부각될 전망이다. 메리츠증권은 회사의 지난해 4분기 국내 영업이익은 455억원으로 흑자전환하지만, 해외 중 중국 시장 영업이익은 1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6.3%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니스프리의 부진과 설화수의 호조가 맞물린 결과로 판매 감소와 비용 증가에 따라 마진율이 2.9%에 그칠 것으로 봤다. 전년 동기 마진율은 11.3%로 크게 줄어든 수준이다.

이날 신세계(004170)도 6.80% 급락했다. 증권가에서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사회관계망 서비스(SNS) 발언을 지적했다. 정 부회장은 ‘멸공(공산주의를 박멸하다)’이란 단어를 올려 논란이 됐다. 이 때문에 중국에서 한국 제품 불매로 번질 수도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북한을 겨냥했다고 하지만 결국 공산주의의 뿌리는 중국이기 때문이다. 신세계 측은 “K-뷰티 등 중국시장 불투명에 따라 업계 전반에 걸쳐 장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소비 둔화 우려는 4 분기 완화됐지만 여전하며, 사치세 부담은 1분기(확정 예상)까지 불확실성 요인일 것”이라며 “화장품 업종의 추세적 주가 상승 시기는 4분기 실적발표와 사치세 부과 결론이 나올 1분기 중으로 예상한다. 그 전까지 펀더멘탈이 튼튼한 업체에 대해 조정 시 비중 확대를 제시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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