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갑 경고그림 첫날…시민들 "무섭긴 한데 효과는 의문"

낮 12시부터 시범 판매점 5곳에서 경고그림 담배 10종 판매
편의점 직원 "시행 사실 모르는 시민 많아…좀 더 지켜봐야"
"담뱃갑 케이스 사서라도 피우겠다는 지인들 많아 효과 의문"
  • 등록 2016-12-23 오후 6:29:23

    수정 2016-12-23 오후 6:29:50

23일 오후 1시쯤 서울 용산구 동자동의 한 편의점에 진열되어 있던 흡연경고그림 부착 담배 10종. 기자가 손에 든 담뱃갑 안에는 구강암에 걸린 환자의 사진이 부착되어 있다. (사진=김보영 기자)
[이데일리 김보영 유현욱 유태환 기자] “수십년을 담배와 함께 한 애연가들이 고작 담뱃갑 경고그림 하나에 담배를 끊을 수 있을지 의문이 듭니다.”

23일 오후 서울 용산구 동자동의 한 편의점. 흡연 30년차 자영업자 김균식(50)씨는 매대에 진열된 흡연경고 그림 부착 담배들을 보며 이렇게 말했다. 이곳은 경고그림을 부착한 담배를 시범판매 중이다.

보건당국이 비가격 흡연규제 정책의 일환으로 이날부터 서울 시내 편의점 5곳을 선정해 흡연의 폐해를 보여주는 경고그림이 표기된 담배를 시범 판매하고 있다.

해당 판매점에서 경고그림을 접한 시민들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애연가들이 경고그림에 담배를 끊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건 무리라는 것이다.

다만 아직 시범판매 중인 만큼 경고그림을 부착한 담배들이 본격적으로 출시되는 내년 1월까지 기다려봐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복지부는 작년 1월 담뱃값을 갑당 2000원씩 인상한데 이어 이날부터 생산하는 모든 담배의 포장지 상단에 경고그림을 부착하도록 의무화했다.

담뱃갑 상단엔 목에 커다란 구멍이 뚫린 후두암 환자와 피부노화가 진행되는 얼굴, 아기 얼굴로 향하는 담배연기 등 흡연의 폐해를 알리는 10종의 경고그림이 부착돼 있다.

생산 후 유통과정이나 기존에 유통되던 담배들이 소진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할 때 경고그림이 부착된 담배가 본격적으로 판매되는 시기는 내년 1월 중순 이후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담뱃갑 경고그림 표기 정책은 지난 2001년 캐나다에서 최초로 도입된 이래 현재 전세계 101개국에서 시행 중이다. 보건당국은 경고그림을 도입한 18개국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 경고그림이 부착된 담배의 판매로 약 4.2% 가량 흡연율 감소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담뱃갑 경고그림이 들어간 담배를 판매하는 서울 시내 시범 판매점은 서울 지하철 4호선 서울역과 강남, 고속터미널 등 총 5곳이다. 시범 판매점들은 경고그림을 부착한 10종의 담배 한 보루씩을 매대에 진열했다.

서울 강남구의 한 시범 판매점 관계자는 “담뱃갑에 경고그림 부착이 의무화됐다는 사실을 시민들이 대부분”이라며 “경고그림이 표기된 담배를 사 간 손님이 몇명 있었다. 즐겨 피우는 브랜드의 담배들이 다 팔리고 경고그림 표기된 제품들만 남아서 어쩔 수 없이 구입한 것”이라고 말했다.

판매점을 찾은 시민들은 경고그림에 호기심을 보이기는 했지만 경고그림이 흡연율 감소에 기여할지는 의문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직장인 윤모(29·여)씨는 “경고그림을 보고 잠시 경각심이 들긴 했다”면서도 “그러나 그림이 징그러우면 담배 케이스를 사서라도 담배를 피우겠다는 흡연자들이 많다. 과연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

자신을 흡연자라고 소개한 프로그래머 박모(42)씨는 “애연가들에게는 경고그림이 큰 효과가 없을 것”이라며 “지난해 담뱃값이 올랐을 때만 해도 잠깐 구매가 줄어들고 다시 늘어나지 않았나. 이번에도 아마 그럴 것이다”고 말했다.

아직 시행 초기인 만큼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한다는 시민들도 있었다.

주부 권모(45)씨는 “중학생 아들에게 흡연이 가져다줄 위험성을 알려주고자 일부러 경고그림이 들어간 담배를 한 갑 샀다”며 “정책 시행에 회의적인 사람들이 많은데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낫지 않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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