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 펀드 못 팔아요”…고난도 투자상품 시행 혼선

약 60개 펀드 당분간 신규설정 제한
“4영업일 앞두고 가이드라인 발표”
기초자산 같아도 ETF 고난도 제외
  • 등록 2021-05-10 오후 4:10:53

    수정 2021-05-10 오후 9:54:41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10일부터 고난도 투자상품에 대한 강화된 투자자 보호 제도가 시행되는 가운데 촉박한 일정으로 현업에선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고난도 투자상품 지정 기준을 두고도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이날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은행 등 판매사들은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에 속하는 일부 펀드에 대한 신규 매수를 이날부터 일시 제한했다.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은 파생결합증권 및 파생상품의 운용비중이 펀드 자산의 20%를 초과하거나 최대 원금 손실 가능금액이 20%를 초과하는 상품으로, 판매사에 따라 많게는 약 60개의 운용 펀드에 대해 투자자들은 당분간 새롭게 설정할 수 없게 됐다. 이미 펀드를 보유하고 있다면 추가 매수는 가능하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대상상품을 살펴보면 기초지수의 일일 등락률을 2배 혹은 역수로 추종하는 레버리지·인버스 펀드나 금이나 원유에 투자하는 원자재 펀드, 주식을 사는 동시에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인 콜 옵션(Call Option)을 동시에 매도하는 전략을 쓰는 커버드콜 펀드 등이 여기에 포함됐다.

투자자 보호라는 취지에는 공감하나 현업에서 준비할 시간적 여유가 충분히 확보되지 못한 채 시행됐다는 것이 금융투자업계의 공통된 이야기다. 일찌감치 5월 10일 시행이 예고됐지만 정작 실무에서 가장 중요한 금융투자업규정 일부개정규정 고시는 지난 3일 발표됐다. 이사회 의결 등의 절차를 밟지 않으면 고난도 상품 판매 여부를 결정하는 행위를 불건전 영업행위로 규제하고, 투자설명서에 ‘손실위험에 대한 시나리오 분석결과’와 ‘해당 상품의 목표시장 내용 및 설정근거’를 포함하도록 했다.

한 판매사 관계자는 판매중단 결정에 대해 “현업에선 주어진 시간이 영업일 기준 나흘 밖에 없었다”면서 “내부 규정, 직원 교육, 전산 시스템 등 대책을 마련한 후 판매가 추후 재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지수증권(ETN) 등은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점에서 형평성 문제도 제기됐다. ETF를 제외한 레버리지 펀드 중 가장 설정액 규모가 큰 ‘NH-Amundi코리아2배레버리지’ 펀드는 코스피200 지수의 일일등락률의 2배의 수익률을 추종하는 상품으로 이번 고난도 금융상품에 포함됐다. ‘KODEX 레버리지’ ETF 역시 코스피200 지수의 일일등락률의 2배의 수익률 추종해 전략상 큰 차이가 없지만 종전과 똑같이 거래할 수 있다. 일부 원자재, 파생상품투자 펀드도 마찬가지다.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판매시 2영업일 이상의 숙려 기간 보장에 대해서도 일각에선 의문을 표시한다. 숙려기간이 지난 후에 투자자는 서명, 기명날인, 녹취, 전자우편, 우편, ARS 등으로 청약의사를 다시 한번 표현하는 경우에만 청약·계약체결이 확정된다.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설정 시점이 특히 중요한 레버리지·인버스 펀드의 경우, 원하는 시기에 신속한 설정을 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고난도 금융상품 관련 제도 등이 사모펀드 사건사고에서 촉발된 소비자 보호 조치임에도 오히려 공모 펀드를 옥죄고 있어 활성화는커녕 수탁고 감소가 예상된다”면서 “ETF가 반사 이익을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이부진, 장미란과 '호호'
  • 그림 같은 티샷
  • 홈런 신기록
  • 꼼짝 마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