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PF 자기자본비율 30% 상향, 주택 공급가뭄에 기름 붓는격"

PF 리스크 원인은 시행사 자본비율 탓 아냐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 기조와 전면 배치 결과
  • 등록 2024-06-20 오후 5:57:21

    수정 2024-06-20 오후 7:06:11

[이데일리 김아름 기자] 현재 3% 수준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의 자기자본비율을 선진국 수준인 30%까지 높여야 한다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주장에 대해 시행사들은 당장 자기자본 비율을 올린다면 아무도 사업에 나서는 사람이 없어 현재 정부의 공급을 늘리려는 기조와 전면 배치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진=KDI)
20일 김승배 한국부동산개발협회장은 “부동산 사업을 하려고 하는 개발사들의 자본비율을 늘리라고 하면 당분간 사업은 멈출 수밖에 없다”라며 “도시개발법 상 수익률 10% 상한선이 정해졌기 때문에 일정 이상의 수익을 못 가져가는 상황에서 자본비율을 올리면 주택사업은 자기땅 외에는 특히 공공택지라도 못한다”라고 말했다.

정부는 부동산 PF 건전성 제고를 위해 시행사들의 자기자본 비율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0월 KDI·조세재정연구원·국토연구원 등에 해당 용역을 맡겼고, 다음달 초 용역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를 앞두고 KDI에서 ‘갈라파고스적 부동산 PF, 근본적 구조개선 필요’라는 보고서를 통해 자기자본비율을 선진국 수준인 30%까지 높여야 한다는 제언이 나오자 건설업계는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부동산 PF 리스크로 가뜩이나 착공이 줄어들고 주택시장 공급 가뭄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기름을 붙는 형국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정부에서도 잇따라 공급대책을 내놓으며 주택시장 안정화를 도모하고 있는데 자본비율을 강화하는 것은 정반대의 행보라는 것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공급을 늘리는 것과 PF 시장 안정성 추구를 놓고 정책 방향을 다르게 가야한다”라며 “세부정책 방향에 따라 안정성에 무게가 실리면 규제가 강화되는 것이고 민간 시장참여로 가겠다면 규제를 완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PF 시장 리스크의 근본적인 원인이 시행사의 자기자본 비율로 꼽힌 것에 대해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 시행사 관계자는 “최근 시행업계 PF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는 자기자본 상향보다 프로세스의 개선이 더 시급하다”며 “금융과 결합된 시행구조가 일반적인데 책임, 보증 등 연쇄적으로 문제가 발생하는 걸 시스템으로 컨트롤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실제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는 컨스트럭션 론(C론)이 있어서 사업기간이 긴 분양형 사업에서 사업을 보고 공사비 대출을 일으킨다. 분양과 상관없이 공사비 조달을 해서 공사비를 지불한다. 시공사는 공사비를 받는 만큼 이행한다. 우리나라는 C론 대신 중도금 대출이 있는데 중도금 대출은 분양된 것에 대해서만 받을 수 있고 분양되지 않은 것은 공사비를 조달할 수 없는 구조다.

김 회장은 PF 리스크가 높아진 원인은 시행사의 자기자본 비율이 아니라고 꼬집었다. 적정한 수준으로 부동산 시장이 회복된다면 PF 시장은 자동적으로 정상화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대형시행사 관계자는 “사업비의 30%가 자기자본이라면 땅값의 절반 수준인데 그 정도 돈이 있는 시행사가 없다”라며 “결국 증권사 등 금융회사를 껴서 지분을 나누는 구조가 된다면 분양가는 지금보다 더 올라갈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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