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릴레이 노트인 줄 알았는데"…90년 만에 위조품 '들통'

美미시간대가 소장한 1610년 '목성 관찰 일지'
역사학자, 글씨체·잉크 보고 위조 가능성 제기
조사 결과 20세기에 작성된 위조품으로 판정
  • 등록 2022-08-18 오후 2:26:01

    수정 2022-08-18 오후 2:26:01

[이데일리 이현정 인턴기자] 이탈리아 천문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1564~1642)의 원고 중 하나로 여겨졌던 문서가 약 90년 만에 위조품으로 판명됐다.

미시간대 도서관이 소장한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원고가 위조품으로 판명됐다. (사진=미시간대 홈페이지)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미시간대 도서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소장 중인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원고가 20세기 제작된 위조품으로 밝혀졌다”고 발표했다.

해당 원고는 갈릴레이가 19610년 작성한 목성 관찰 일지로, 1934년 이탈리아 경매에 나오면서 처음 알려졌다. 당시 익명의 미국 사업가가 원고를 구매했으며 1938년 도서관에 기증했다.

원고의 상단에는 망원경에 관한 설명이, 하단에는 망원경을 통해 발견한 목성 위성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미시간대 도서관은 그동안 설명란을 통해 “갈릴레이가 모든 천체가 지구를 중심으로 공전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처음 알아낸 당시의 기록”이라고 원고를 소개해왔다.

그러나 조지아주립대 소속의 역사학자 닉 와일딩은 지난 6월 원고의 사진을 보고 의심스러운 점을 발견했다. 상단의 망원경 설명과 하단의 목성 관찰 내용은 몇 달간의 간격을 두고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잉크색과 글씨체의 차이가 없었다. 또 이탈리아 ‘갈릴레이 아카이브’에도 해당 원고에 관한 기록은 없었다.

이에 와일딩은 도서관 측에 연락해 경매 기록, 워터마크 이미지 등의 세부 정보를 요구한 뒤 이를 이탈리아 경매 기록에 남아 있는 정보와 비교했다. 그 결과 1930년대 해당 원고의 감정 과정에서 악명높은 위조범 토비아 니코트라가 개입된 것으로 드러났다. 원고에 새겨진 워터마크도 갈릴레이의 사후인 1770년대부터 사용된 문양으로 확인됐다.

미시간대 도서관 측은 현재 원고의 위조 방법과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파블로 알바레즈 미시간대 특별 소장품 큐레이터는 “더 일찍 위조 사실을 알아내지 못한 것에 대해 책임을 느낀다”며 “매우 부끄러운 일이지만 도서관의 목적이 진실을 추구하는 것인 만큼 공개적으로 이번 감정 결과를 밝히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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