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스파이와 전쟁 나서는 尹…"기술유출=감옥"

실형 10%대 불과…'집행유예 불가' 추진
양형기준 3년6개월→7년6개월로 상향
법무부, 최근 대법원에 관련 의견 전달
  • 등록 2023-05-25 오후 4:07:40

    수정 2023-05-25 오후 7:30:01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대통령실이 산업스파이를 엄벌에 처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이 나선다. 윤석열 대통령이 첨단과학 기술 육성과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에 힘을 쏟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기술 유출이 이런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5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정부는 해외기술 유출 범죄와 관련 양형 기준 상향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기술 유출에 따른 해당 기업 및 국가 전체의 피해가 막심하지만, 정작 유출 범죄지에 대한 판결이 솜방망이에 그친다는 문제 인식에서다. 새 양형 기준은 ‘집행유예 없는 실형’으로 기술 유출하면 반드시 감옥에 간다는 인식을 심겠다는 것이다.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적발된 산업기술 해외유출 사건은 총 93건이며, 피해액도 약 25조원으로 추산된다. 적발되지 않은 유출까지 합치면 피해액은 더 커질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기술유출 범죄를 적발하더라도 실형이 선고된 비율은 지극히 낮다. 2019년부터 2022년까지 기술유출 사건 중 실형(징역형)이 선고된 비율은 10.6%에 불과하다. 65%는 벌금형이나 집행유예를 받았다. 무죄선고도 평균 20%에 달한다. 다른 유형 범죄의 무죄선고는 1% 안팎에 불과하다. 기술유출 범죄는 유출 상대방과 유착돼 있어 범죄 입증이 쉽지 않은 탓이다.

해외 기술유출 범죄와 관련한 국내 양형 기준은 지난 2012년 최소 1년에서 최대 3년으로 설정했다. 이후 2017년 최대 양형 기준으로 3년6개월로 늘린 바 있다. 2019년에는 부정경쟁방지법을 개정하면서 국가핵심기술의 기술유출은 별도의 법정형을 설정했다. 이에 따라 국가핵심기술 유출 시 최대 15년 또는 벌금 15억원 이하의 판결을 내릴 수 있다. 다만 법원의 양형기준은 3년6개월인 탓에 집행유예 등 비교적 가벼운 처벌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대통령실은 법원의 양형기준을 법정 최고형인 15년의 절반인 7년 6개월로 올리겠다는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판사의 재량 감경(2분의 1)에도 3년 이상으로 판결하게 돼 실형을 피할 수 없다. 즉 ‘기술유출=실형’이란 공식을 세워 경각심을 세우기 위한 것이다.

앞서 대검찰청은 특허청과 공동으로 지난 2일 ‘기술유출 범죄 양형기준 세미나’를 공동으로 개최했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기술유출 범죄에 대해 역량을 집중해 철저히 수사하는 한편, 개별기업과 국민경제에 끼친 피해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이뤄지도록 제도적 기반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대검찰청과 특허청은 지난해부터 기술 유출 범죄의 양형기준에 대한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국정원·산업통상자원부·경찰 등 기술 유출 대응 부처와 기술 유출 범죄의 특수성에 맞춘 양형기준 제도 개선방안을 논의해 왔다. 이와 관련 법무부는 최근 대법원 양형위원회에 이같은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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