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우산 쓰고 발달장애 가족 참변현장 찾은 尹

대책회의 후 신림동 반지하 사고현장 찾아
"저지대라 도림천 범람하면 직격탄 맞아" 안타까워해
발달장애·취약계층 보호 관심 보여 온 尹
수해현장 중 신림동 먼저 찾아
  • 등록 2022-08-09 오후 2:43:59

    수정 2022-08-09 오후 2:58:56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9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침수피해 현장을 찾았다. 이날 현장은 반지하 주택에 살던 발달장애 가족의 침수 사망사고가 발생한 곳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침수 피해 현장을 방문하고 있다. 이 반지하 주택에서는 발달장애 가족이 지난밤 폭우로 인한 침수로 고립돼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사진=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이날 노란색 민방위복 차림으로 신림동 주택 반지하 창문 바깥쪽에서 주변을 둘러보며 사고 당시 상황을 보고 받았다.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자정께 이곳에서 40대 여성과 그 여동생 A씨, A씨의 10대 딸이 숨진 채 차례로 발견됐다.

A씨는 전날밤 빗물이 들이닥치자 지인에게 침수 신고를 해달라고 요청했고, 지인이 오후 9시께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배수 작업이 필요하다고 보고 소방당국에 공동 대응을 요청했으나, 작업 후 이들 가족을 발견했을 때에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윤 대통령은 최태영 서울소방재난본부장을 상대로 사고 발생 시각과 당시 상황 등을 물었다. 우산을 직접 손에 쥔 윤 대통령은 쪼그려 앉아 내부를 바라보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복잡한 현장에서 의전을 최소화하고 현장 인력의 피해 복구 활동을 방해하지 않기 위한 행동으로 풀이된다.

사고현장 내부는 흙탕물이 가득 차있고 집기류가 물에 떠다녔다. 윤 대통령은 최 본부장에게 “모녀 중 어머니는 몸이 불편하셨냐”며 “73세 모친은 병원에 요양원에 계셨고, 모녀 중 어머니는 나이가 40대 아닌가”라고 물었다. 최 본부장이 ‘47세’라고 답하자 윤 대통령은 “그분 몸이 어디가 거동이 불편하신가”라고 묻자 최 본부장은 “한 명만 거동 불편자다”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이 “사고가 몇시에 일어났나”고 묻자 최 본부장은 “22시쯤에 일어났다”고 답했고, 윤 대통령은 이에 “아 주무시다 그랬구나”라고 안타까워 했다.

최 본부장은 “물이 상당히 밀려들다 보니 문을 못 열고 나온 것”이라며 “허리춤까지 물이 찰 정도로 여기가 전체가 저지대라서, 어제 이쪽 지역에 한 400mm의 비가 왔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금 (건물에) 물이 빠져나가 있는데 어느 하천과 연결돼 있나”라고 물었고, 최 본부장은 “도림천”이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거기가 막히니 지금 이게 계속...도림천의 물이 어느정도 빠져나가고 있나, 수위가 내려갔나”고 묻자 최 본부장은 “네”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이웃 주민들과도 대화했다. 한 여성이 “47살 큰딸이 장애가 있고 둘째 딸이 결혼해서 딸 하나 낳았는데 자매가 죽은 것”이라며 “엄마(노모)는 검사하러 병원에 갔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어제 여기가 밤부터 수위가 많이 올라왔구나”라고 하자 이 여성은 “네네 여기까지 찼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순식간에 땅에 물이 들어왔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후 사고가 난 반지하 주택에 반 정도 내려가 내부를 살펴봤다. 윤 대통령은 “신림동이 자체가 저지대다보니 도림천이 범람하면 수위가 올라가서 여기가 바로 직격탄을 맞는다”며 “제가 사는 서초동 아파트가 언덕에 있는데도 1층에 지금 물이 들어와서 침수될 정도니, 아래쪽에 있는 아파트들은 침수가 되더라고”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이날 현장방문은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이날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집중호우 대처 긴급 점검회의’와 국무회의를 연달아 주재해 폭우피해 등을 점검하고 대응책 마련을 지시했다. 이후 윤 대통령은 이날 신림동 현장 도착 전 공식 SNS 계정에 “정부는 신속한 복구, 피해 지원과 아울러 주거 취약지역을 집중 점검하고 취약계층에 대한 확실한 주거안전 지원대책을 조속히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집중호우에 취약계층의 피해가 클 것이란 판단에서 이들에 대한 특별한 관심을 당부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평소 발달장애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대통령실 청사와 집무실에는 발달장애 작가들의 그림이 걸려있다. 또 취약계층의 주거안전을 민생대책 회의 때 마다 언급할 정도로 이들의 생활 안전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수많은 피해 현장 중 이곳을 찾은 배경이다.

한편, 윤 대통령은 전날 저녁 9시부터 이날 새벽 3시까지 서울 서초동 자택에서 폭우상황과 피해 현황을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참모진과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거의 뜬 눈으로 밤을 새운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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