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주서 쪽박주로..삼성엔지니어링의 기막힌 '부침(浮沈)'

리먼브러더스 파산 뒤 주가 10배 폭등..건설업계 신데렐라로
해외 수주 부실 드러나며 주가 와르르
고점비 80% 폭락 상태서 삼성중공업에 흡수합병
  • 등록 2014-09-01 오후 3:28:10

    수정 2014-09-01 오후 3:31:38

[이데일리 김세형 기자]삼성엔지니어링(028050)삼성중공업(010140)과의 합병결의에 따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한 때 그룹 내에서 가장 주목 받던 회사중 하나에서 이제는 사명마저 없어지는 신세가 됐다. 수년 전 당시는 찬사 일색이던 대규모 수주가 결국 부실의 부메랑이 돼 돌아 왔다는 평가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은 1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중공업이 엔지니어링을 흡수합병하는 안건을 결의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삼성SDI에 합병된 제일모직과 같은 운명에 처하게 됐다. 제일모직은 그룹의 모태 중 하나라는 상징성 때문에 에버랜드의 새로운 사명으로 쓰이는 영광을 얻었지만 삼성엔지니어링은 간판마저 땅에 묻히게 된다.

삼성엔지니어링은 고 박정희 대통령이 국내 엔지니어링산업 육성 차원에서 내린 대통령 지시각서에 따라 1970년 설립된 국내 1호 엔지니어링 회사다. 미국 자본과의 합작으로 코리아엔지니어링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뒤 1978년 당시 중화학 분야에 집중하던 삼성그룹에 인수됐다. 1991년부터 현재의 이름을 갖게 됐다.

현재 최대주주는 삼성SDI로 삼성그룹 편입 당시 제일모직과 삼성전관이 주축이 된 탓이 크다. 제일모직은 삼성SDI에 합병됐고, 삼성전관은 삼성SDI의 전신이다. 주식시장에는 1996년 12월 상장했는데 신도리코와 퍼시스, SK하이닉스(당시 현대전자산업)가 상장 동기다.

증시에서 본격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2005년 중반 이후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부동산 광풍에 휩쓸려 건설주가 폭등하자 삼성엔지니어링 주가도 움직였다. 2005년 중반 7000원대에 머물던 주가는 2년 여 만인 2007년 말 14만원까지 치솟았다.

이 때 역시 대박주였으나 건설주라는 꼬리표만 달고 있으면 너나없이 오르던 때라 그다지 놀라울 것은 없었다. 삼성엔지니어링이 진정한 대박주 평가를 받은 것은 리먼 브러더스 파산 이후 폭락하던 주가가 바닥을 찍고 급상승하던 2008년 말 이후였다.

2008년 11월 2만6800원까지 내려갔던 주가가 2011년 7월 28만1000원까지 수직상승했다. 여타 건설주 역시 이 시기 상승하기는 했으나 어느 누구도 2007년 말 고점을 넘지 못했다는 점에서 삼성엔지니어링은 군계일학이라 할 만했다.

삼성엔지는 당시 전세계적인 경기 부양 시류 속에서 하루가 멀다하고 수주 소식을 전해 왔다. 2009년 해외 수주 실적 1위의 기염을 토할 정도였다. 2003년 삼성엔지니어링에 부임했고, 지난해 말 인사에서 고문으로 물러난 정연주 전 부회장은 그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2009년말 인사에서 삼성물산 대표이사 및 건설부문장으로 영전하기도 했다. 정연주 효과는 삼성물산에도 전해져 삼성물산 주가도 비슷한 시기인 2011년 7월 역사상 고점을 찍었다.

2012년 세계 경기가 더블딥(이중침체) 우려가 고조되면서 주가 하락세가 나타났지만 결정타는 지난해 건설사들의 부실 해외 수주가 드러난 것이었다. GS건설에서 시작된 것이 어느 건설사나 비슷한 사정임이 드러났고, 삼성엔지니어링도 예외가 아니었다. 주가는 걷잡을 수 없이 추락, 지난해 12월 5만원대까지 내려가면서 2년 여만에 최고점 대비 80% 가량 폭락했다. 1일 합병 기대감에 12% 급등하면서 7만원을 회복했지만 여전히 고점대비 70% 넘게 추락한 상태다.

이번 두 회사간 합병 관련, 두 가지 측면의 접근이 존재하고 있다. 하나는 가장 큰 관심사인 삼성그룹내 지배구조 개편이고, 또다른 하나는 다운사이징 차원의 계열사 정리다. 삼성엔지니어링 회사 자체만을 놓고 본다면 부실 정리에 가까워 보인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엔지니어링은 이번 합병에 따라 취약한 자본 확충이 이점을 누릴 수 있으나 단기에 빠른 이익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삼성중공업 역시 추가 충당금 위험이 있는 등 두 회사 모두 이익 정상화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측면에서 소폭 긍정적이거나 중립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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