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핸들이 휙!" 도로위 폭탄 '포트홀'…운전자도, 시민도 `아찔`

서울시 한해 포트홀 2만건 이상 발생
올겨울 기온 영하·영상 오가 더 취약
13년 경력 택시 운전자도 "아찔하다"
전문가 "과적 차량 많은 곳 살펴봐야"
  • 등록 2024-02-01 오후 3:40:29

    수정 2024-02-01 오후 5:39:26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도로 표면이 구덩이처럼 움푹 파여 있었어요. 갑자기 핸들을 꺾을 때 정말 아찔하죠.”

택시 운전대를 잡은지 13년이 된 베테랑 운전자 곽모씨는 최근 야간 운행 중에 겪은 아찔한 상황을 회상하며 고개를 저었다. 도로에서 많은 돌발 상황을 마주하지만, 포트홀은 피하기가 정말 어려웠다는 게 곽씨의 설명이다. 서울 동작구에 사는 직장인 공모씨는 지난달 버스에서 내리기 위해 일어났다가 버스기사가 포트홀을 피하기 위해 급정거하는 바람에 크게 다칠뻔했다.

지난달 31일 오전 제주 5.16도로에서 포트홀이 발생해 도로가 통제되고 긴급 복구 작업이 이뤄졌다. 이날 출근길 차량들이 잇따라 타이어 펑크 등의 피해를 입었다.(사진=뉴시스)
도로 위 시한폭탄으로 불리는 ‘포트홀’이 운전자와 시민들을 위협하고 있다. 포트홀은 도로 표면 일부가 부서지거나 내려앉으면서 생긴다. 비나 눈으로 인해 생성된 물기가 기온에 따라 얼고 녹기를 반복하면서 도로에 균열을 생성하고, 그 위를 차량이 지나다니면서 도로가 부서지고 파이는 것이다. 이 위를 지나갈 땐 차량 제어가 제대로 되지 않아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올겨울은 더 위험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포트홀은 주로 해빙기인 겨울~봄 사이에 나타나는데 지난 12월에는 영상 15도의 봄 날씨를 보이다 급격히 영하권으로 곤두박질치는 등 널뛰기하는 모습을 보였고 연말엔 서울 지역 적설량(12.2㎝)이 42년 만에 최대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당장 1일부터 제주도와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비가 내리고, 입춘인 4~5일에는 비와 눈이 전국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보돼 포트홀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실제 지난달 31일 제주 산간 지역에서 포트홀이 발생하고, 해당 지역을 지나던 차량 10대의 타이어가 파손돼 극심한 정체가 빚어지기도 했다. 택시운전사 곽씨는 “일 년에 십수 번은 포트홀을 목격하고 한두 번은 심하게 덜컹거릴 정도로 위험한 상황을 겪는다”며 “특히 어두운 밤길에는 도로에 뭐가 있는지 알기 어려워 더 위험하다”고 말했다. 오토바이는 일반 차량보다 더 치명적이다. 음식 배달을 하는 조모 씨는 “앞 승용차에 포트홀이 가려져 있다가 가슴을 쓸어내린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며 “운 좋게 피했지만 하마터면 전복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매번 비슷한 시기에 반복되는 포트홀로 인한 피해를 막으려면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대부분 포트홀이 발생하면 빈 곳에 긴급 도로 보수재인 포대 아스콘을 부어 메우는 대응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포트홀이 자주 발생하는 도로는 시공에도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땜질이 아니라 재포장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수곤 전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지자체는) 과적 차량이 많이 지나다니는 곳을 세심히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고 운전자도 도로 상태에 주의하며 방어운전을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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