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수회담 준비 또 빈손…민주 "먼저 제안하고 뒤로 빼 황당"

민주당 영수회담 준비회동 백브리핑
천준호 "제안한 안건에 대통령실 답변 없어"
  • 등록 2024-04-25 오후 5:13:54

    수정 2024-04-25 오후 5:13:54

[이데일리 이수빈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영수회담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 더불어민주당은 25일 2차 실무회동 후 대통령실이 영수회담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영수회담 일정조차 정하지 못한 상황에 3차 준비회동이 열릴지도 불투명하다.

윤석열(왼쪽) 대통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연합뉴스)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 차순오 정무비서관, 천준호 민주당 대표 비서실장, 권혁기 당대표실 정무기획실장은 이날 여의도 모처에서 오후 1시 58분부터 40여분간 회동을 했다.

천 실장은 회동을 마친 후 국회에서 취재진을 만나 “저희가 제시한 의제에 대한 대통령실의 검토 결과를 기대하고 회의를 진행했으나, 대통령실은 저희에게 검토 결과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 눈높이에 맞는, 내용 있는 회담이 되도록 대통령실의 노력을 당부드린다”며 “대통령실의 입장에 대해 당 지도부와 함께 논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천 실장은 회담 내용을 브리핑하며 대통령실을 향한 실망감을 쏟아냈다. 지난 1차 준비회동에서 제시한 ‘3+1’ 의제, 즉 △1인당 25만원 민생지원금 지급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채 상병 특검법 수용 △대통령의 법률안 거부권 사용 자제에 대한 입장을 대통령실이 명확히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통령실이 이날 보인 입장에 대해 천 실장은 “구체적인 의제가 없다고 표현할 수도 있고, 모든 의제를 다 얘기하자고 표현할 수도 있다”고 했다.

영수회담 일정도 잡히지 않았다. 민주당은 우선 대통령실의 반응을 두고 추후 대응을 논의하기 위해 당 지도부 차원의 회의를 하기로 했다.

혹시 회담이 무산될 수 있냐고 묻자 천 실장은 “지금 저희가 고민하는 것은 어떻게 성과있는 회담을 할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영수회담 의제를 두고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채 상병 특검법 수용 요구에 대해선 공감대가 마련됐으나 문제는 김건희 여사 특검법이다. 앞서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김건희 특검법은 의제로 올리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추미애 경기 하남갑 당선인은 “엉뚱한 소리”라고 지적하며 김건희 특검 수용도 요구해야 한다고 했다.

대통령실의 입장처럼 의제를 정하지 말고 만나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의제는 오히려 다양하게 열린 상태에서 대화를 하는 게 맞다”며 “민주당 입장에서는 가감 없이 대통령께 총선에서 나타난 민심을 전달해 드리는 게 중요한데, 의제를 선정해서 듣고 싶은 얘기만 듣겠다, 가려 듣겠다 이거 자체가 말이 안된다”고 했다.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후 ‘국면전환’이 시급하지 않은 민주당으로선 영수회담도 급한 의제가 아니다. 이에 민주당은 의제가 합의되지 않더라도 ‘할 말은 하겠다’는 태도로 영수회담 준비에 임했다. 그러나 대통령실이 영수회담을 두고 미온적 태도를 보이자 대통령실이 의지가 없다며 비판하고 있다.

장 최고위원은 “영수회담 제안은 대통령실이 해놓고서는 막상 책임지지 않고 뒤로 물러서는 모양새라 옆에서 볼 때 조금 황당하다”고 질책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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