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자동 느티마을 등 사업 속도 붙어
사업 진척이 가장 빠른 곳은 분당신도시 정자동 느티마을이다. 느티마을 3·4단지는 오는 29, 30일 잇따라 총회를 열고 리모델링 조합을 결성한다. 두 단지는 지난 4월 성남시가 지원하는 리모델링 추진 시범단지로 지정받아 리모델링 기본설계안을 마련하는 한편 주민 동의를 받아 조합설립을 추진해왔다.
기본설계안은 주민 90% 이상의 지지를 받은 전·후면, 층수 모두를 증축하는 ‘3베이(bay) 증축형’으로 확정했다. 이 경우 전용면적 58∼67㎡인 아파트 면적은 73∼84㎡로 늘어난다. 증축 가능한 전용면적 40% 가운데 26.04%는 조합원이 사용하고, 13.96%는 일반분양된다.
가구 수는 3단지가 770가구에서 854가구로, 4단지는 1006가구에서 1119가구로 각각 늘어난다. 지하주차장 조성으로 가구당 주차 대수도 현재 0.5대 수준에서 1.5대로 늘어난다. 주민들이 부담해야 하는 추가분담금은 평균 1억5000만원 선이다.
야탑동 매화마을 1단지도 리모델링 사업에 속도가 붙고 있다. 이 단지는 오는 2018년까지 별동 신축과 최대 3개층 수직 증축을 적용해 기존보다 84가구 늘어난 646가구로 탈바꿈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올해 수직 증축형 리모델링 추진 절차에 따라 1차 안전진단을 받았고 내년 4~5월께 건축심의를 받을 예정이다. 시공사로 포스코건설이 선정됐다. 원용준 리모델링 조합장은 “주민 동요가 있었지만 결국 10년 이상 기다려야 하는 재건축보다는 리모델링 쪽으로 주민 의견이 모아졌다”며 “내년부터 사업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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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 관계자는 “느티마을은 주거 공간이 협소하고 가구당 주차대수가 0.5대에 불과해 주민들의 생활 여건 개선 욕구가 높았지만, 탑마을은 중대형에다 주차 대수도 가구당 1.5대로 불편함이 덜했다”며 “결국 생활의 불편이 적은 만큼 재건축 연한까지 기다리자는 의견이 힘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리모델링을 추진해온 서초구 반포동 미도아파트의 경우 아직까지 사업 방식을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지은 지 29년된 이 아파트는 재건축 연한을 30년으로 단축한 9·1 대책 발표로 1년 뒤면 재건축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일단 재건축 관련법안의 국회 통과 시기 등 좀 더 상황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리모델링 시장이 수직 증축 허용에도 활성화되지 않자 재건축처럼 규제를 추가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전학수 범수도권공동주택리모델링연합회 공동대표는 “리모델링은 주민 동의률이 80%를 넘어야 사업이 가능해 동의받기가 쉽지 않다”며 “재건축처럼 조합원 동의율을 70%로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리모델링 공사기간인 약 2년반 동안 재산세를 계속 내야해야 하는 것도 부담”이라며 “리모델링사업 활성화를 위해 서는 정부가 규제를 더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