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믹스, 국내 가상자산 시장서 퇴출(종합)

법원, 위믹스 상장폐지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기각
위믹스 8일 오후 3시부터 4개 거래소서 거래 중단
깜깜이 코인 유통에 철퇴
1년 새 위믹스 시총 1조2700억 증발
  • 등록 2022-12-07 오후 8:02:36

    수정 2022-12-07 오후 8:23:22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국내 중견 게임사 위메이드의 자체 코인 위믹스가 국내 4대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퇴출된다. 가상자산 거래소의 거래지원종료(상장폐지) 결정에 불복해,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기각됐다. 위믹스 가격은 연초 대비 90% 이상 하락했고 1조2700원에 이르는 시가총액이 증발해 막대한 투자자 피해가 발생했다. 발행사가 보유 코인을 시장에 깜깜이로 유통시켜 투자자를 기만하고 시장질서를 교란한 것이 이번 사태의 발단이다. 이에 자체발행 코인에 대한 규제를 정립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높아질 전망이다.

위메이드가 발행한 가상자산 위믹스가 4개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8일 오후 3시 거래종료된다.(사진=위메이드)


법원, 위메이드 가처분 소송 기각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 50부(송경근 수석부장판사)는 7일 위메이드가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을 상대로 낸 위믹스 거래지원종료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이는 4개 거래소가 문제 삼은 상장폐지 사유를 재판부가 대부분 인정한 결과다. 4개 거래소가 속한 디지털자산 거래소 협의체 DAXA(이하 닥사)는 지난달 24일 깜깜이 초과 유통으로 문제가된 위믹스의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발행사인 위메이드가 보유한 코인을 팔아 사업에 활용하면서, 투자자에게 유통량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거다. 수요와 공급이 가격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인 코인 시장에서 유통량은 아주 민감한 정보이다. 발행사가 사전 예고도 없이 코인을 유통시키면, 발행사만 이득을 보고 일반 투자자들은 손실을 떠안게 된다.

위메이드의 경우 정도가 심각했다. 지난 10월 투자자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위믹스 유통량이 이상하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부랴부랴 글로벌 가상자산 정보 플랫폼 코인마켓캡에 유통량정보를 수정했는데, 이때 이전 보고 때보다 무려 2억개 이상이 늘어난 3.18억개 코인이 유통되고 있다고 뒤늦게 알렸다.

업비트에 제출한 유통량 계획서와 실제 유통 물량 간 차이가 난 것은 결정적인 상장폐지 이유가 됐다. 계획서에 따르면 10월 말까지 2.45억개 코인이 유통돼야 하는데, 실제 유통량은 3.18억개로 7000만 개 이상의 차이가 발생했다. 10월 중순 가격(개당 2500원) 대입해 계산하면 무려 1750억원에 이르는 거액이다. 위메이드가 직접 작성한 유통 계획서를 일종의 사전 공시로 볼 수 있는데, 거래소나 투자자에 알리지 않고 공시를 어겼으니, 허위 공시를 한 셈이다.

1년새 위믹스 시총 1조2700억 증발

가처분이 기각됨에 따라 4개 거래소는 예정대로 8일 오후 3시에 위믹스에 대한 거래지원을 종료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국내에선 위믹스를 거래할 수 있는 곳이 없다. 국내 시장 퇴출이다.

코인 출금까지 막히는 출금 중단일은 거래소마다 다르다. △업비트는 오는 1월 7일 △빗썸은 오는 1월 5일 △코인원은 오는 22일 △코빗은 오는 31일이다. 그전에 보유한 코인을 해외 거래소나 개인지갑으로 옮겨야 한다. 해외 거래소 중에는 게이트아이오, 오케이엑스 등에서는 위믹스 거래를 지원한다.

이번 사태로 위믹스 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떠안게 됐다. 7일 오후 8시10분 현재 위믹스 가격은 520원으로, 상장폐지 직전 가격 2100원에서 75% 가까이 폭락했다. 5000억원 규모였던 시가총액은 2000억원 수준으로 줄었다. 연초와 비교하면 피해 규모는 더 커진다.올해 1월 기준 위믹스 가격은 1만1300원 수준이었고, 시가총액은 1조4700억원 규모였다. 1년도 안돼 위믹스 가격은 90% 이상 폭락하고 시총 1조2700억원 증발한 것이다.

올해 초부터 글로벌 유동성이 줄어들면서 가상자산 시장이 혹한기(크립토 윈터)를 겪은 것도 영향을 줬지만, 위믹스의 경우 깜깜이 유통 문제가 2번 터지면서 투자자 피해가 더 컸다. 지난 1월에도 위메이드는 회사가 가지고 있던 위믹스 5000만개를 공시 없이 대량 매도한 사실이 알려져, 위믹스 가격이 폭락한 바 있다. 당시 위메이드는 위믹스를 매도해 확보한 현금을 애니팡 개발사 선데이토즈 인수(1600억원) 등에 써 놓고, 투자자 커뮤니티에서 문제가 제기되자 뒤늦게 사실을 알렸다.

“블록체인 산업, 정비하는 계기돼야”

이번 사태로 자체 발행코인에 적절한 규제가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에선 코인 발행이 불법이다. 지난 2017년 금융위원회는 국내에서 가상자산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 행위 ‘ICO’를 금지했다. 하지만, 기업들이 싱가포르 등에 해외 법인을 세워 ICO를 하고 있다. 국내 기업이 발행한 코인이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지만, 코인발행과 유통에 관한 규정은 없다. 금융당국의 ICO 금지 가이드라인 이후 관련 논의가 멈춰있는 것이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가상자산 발행에 대한 합리적인 규율과 산업 전체가 공감할 수 있는 기준들이 필요하다는 점이 확실히 드러났다”며 “이번 사태가 블록체인 산업을 정비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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