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여가부는 이제 없다'…업무보고 속전속결 종료(종합)

인수위, 여가부 업무보고 속성 종료
앞선 브리핑서 여가부 폐지 공식화
"여가부 이름으로 존치되진 않을 것"
여가부 기능 이관·신설 방안 유력
  • 등록 2022-03-25 오후 7:12:17

    수정 2022-03-25 오후 10:17:39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존폐 갈림길에 선 여성가족부가 25일 인수위 업무보고를 마쳤다. 윤석열 당선인이 대선후보 시절부터 여가부 폐지를 수차례 공언해온 상황에서 업무 보고도 30분 만에 ‘속전속결’로 끝났다. 앞선 여가부 공무원 인수위 파견 ‘패싱’ 논란에 이어 여가부 업무 보고까지 빨리 끝내면서 여가부 폐지가 속도를 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열린 인수위 간사단 회의에서 자료를 보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인수위 사회복지문화분과는 이날 오후 4시부터 서울 종로구 삼청동 금융연수원에서 여가부 업무보고를 받았다. 이날 업무보고에는 사회복지문화분과 인수위원인 임이자 간사와 김도식 위원, 백경란 위원, 안상훈 위원을 비롯해 인수위 전문위원, 여가부 여성정책국장·가족정책관·청소년정책관·권익증진국장 등이 참석했다.

업무보고는 여성가족부 일반현황과 여성·가족·청소년 분야 중요정책을 평가하고 당선인의 공약과 연계해 새 정부에서 추진해야 할 주요 국정과제를 검토하는 순으로 진행됐다.

인수위는 맞벌이 부부의 아이 돌봄 지원, 한부모가족의 생활안정과 양육비 이행 강화, 다문화가족의 자녀 맞춤형 지원 방안을 보고 받았다.

구체적으로 △아이돌봄서비스 정부 지원 확대 △공공·민간 아이돌보미 자격관리 제도 도입 △한부모가족 아동양육비 지원 확대 △고의적 양육비 채무자에 대한 제재조치와 양육비의 정부 선지급 도입 방안 등이 다뤄졌다.

아울러 위기청소년을 보호하고 지원을 강화하는 방안으로 △학교 밖 청소년을 국가가 먼저 찾아 나서는 통합지원체계 구축 △가정 밖 청소년 지원 강화 및 쉼터 확충 △‘나홀로 돌봄 청소년’ 맞춤형 지원 등을 청취했다.

이밖에 권력형 성범죄와 디지털 성범죄, 가정폭력, 교제폭력, 스토킹 범죄 등 5대 폭력 대응을 위한 추진방안으로 피해자 관점의 원스톱 대응체계 마련,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 전국 확대, 미성년 성폭력 피해자 2차 피해 예방 등이 포함됐다.

마지막으로 양성평등 사회 실현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주요 정책으로 △성별근로공시제 실시 △여성의 경력단절 예방 △노동시장 성 격차 해소 등에 대한 설명도 이뤄졌다.

25일 정부서울청사 여가부 복도(사진=연합뉴스)


통상 2시간의 업무 보고를 감안하면 오후 6시를 전후로 끝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여가부 업무 보고는 오후 4시 30~40분을 전후해 종료됐다. 업무 보고를 진행한 부처 가운데 최단시간이다.

임이자 간사는 여가부 업무보고가 예상보다 빨리 끝난 것을 묻는 말에 “여가부가 예산도 제일 적어 분량이 적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가부) 개편 관련해 기조분과와 얘기를 나눠야 하는 부분도 있고 인수위 안에서 여성협회 간담회도 시작하려고 한다”며 “여성계와 많은 대화를 통해서 정리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인수위 안팎에서는 여가부 업무보고 전부터 인수위가 폐지 의사를 강조한 상황에서 예견된 수순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로 인수위는 여가부 업무보고 시작 전부터 직접 나서 여가부 폐지 입장을 거듭 밝혔다.

신용현 인수위 대변인은 여가부 업무보고 전에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윤석열 당선인의 여가부 폐지 공약을 재차 확인했다”며 “인수위는 여러 공약실현 방법을 고려해 당선인이 최선의 선택을 하도록 도울 것이며 준비 과정에서 여성단체와 만남도 계획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신 대변인은 “여가부 폐지 공약을 이미 확인한 상황에서 여가부란 이름으로 존치되진 않을 것”이라며 “(여가부가) 하던 업무를 쪼개서 다른 여러 부처로 나눌지, 아니면 이를 대체하거나 통합적으로 일할 다른 정부 조직 만들지 등은 구체적으로 논의된 바 없다”고 말했다.

원일희 인수위 수석부대변인도 “재차 강조하지만 여가부 폐지는 이미 인수위에서 확정됐고 선거과정에서 한 번도 바뀐 적 없는 약속이다”며 “여가부가 생긴 이래 최근 몇 년간 권력형 성범죄 발생에도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새 정부는 여가부를 폐지하고 그 업무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종합적 검토를 거쳐 국민께 발표하겠다는 것이 현재 단계다”고 덧붙였다.

진보당 6·1 지방선거 기초의원 예비 후보와 당원들이 25일 대통령 당선인 집무실이 있는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 앞에서 당선인의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 폐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가부 폐지가 사실상 공식화하면서 어떤 형태로 조직개편이 이뤄질지도 관심사다. 여가부가 맡고 있는 업무가 여러 부처로 쪼개진다면 가족 정책은 보건복지부, 청소년 정책은 교육부, 여성고용 정책은 고용노동부 등으로 각각 이관될 가능성이 높다.

이밖에 성평등 업무는 해당 부처에서 각각 만든 뒤 성평등 관련 위원회를 신설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인수위는 이번 주까지 부처 업무보고를 마친 뒤 내주부터 국정과제 선정과 정부조직개편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 인수위가 여가부 폐지를 공식화한 이날 전국 640여개 여성시민사회단체들은 윤 당선인의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을 철회하라고 촉구에 나섰다.

참여연대와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성폭력상담소 등 643개 단체는 이날 발표한 입장문에서 “여가부의 ‘역사적 소명’인 성차별 해소·성평등 실현은 여전히 중요한 시대적 과제”라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윤 당선인과 국민의 힘은 어떤 논리와 근거도 없이 단 7글자로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약하고 선거 캠페인에 갈등을 이용하고 조장했다”며 “역대 대통령선거 사상 가장 적은 0.73%포인트 차이로 당선된 의미를 제대로 이해한다면 후보 시절의 잘못된 전략과 공약은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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