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막힌 금융사 돈줄 풀어준다...시장 “자금시장 숨통”(종합)

은행 예대율 규제 완화로 8.5조원 기업대출 자금 확보
보험, 여신 등 채권시장 관련 요구 사안 대부분 수용
금융사 “단기자금 시장경색 일단 풀릴 듯” 기대
  • 등록 2022-11-28 오후 4:54:10

    수정 2022-11-28 오후 4:54:10

[이데일리 전선형 서대웅 기자] 금융당국이 단기자금시장 경색을 막기 위해 당근책을 꺼내 들었다. 채권시장 등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금융사들을 위해 예대율ㆍ유동성 규제 등을 한시적으로 완화해 자체 자금으로 현금화가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은행들은 예대율 규제가 크게 풀리면서 8조5000억원의 대출 자금 여력이 생겼고, 보험ㆍ여신전문금융사들은 조달 자금에 대한 부담을 덜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경제 관련 부처장들이 28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 금융회의에서 입장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상목 경제수석,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장, 추 경제부총리. (사진=연합뉴스)
◆ 금융당국, 연말·연초 변동성 대응에 총력

28일 기획재정부 및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정부는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은행권 예대율 규제 완화’, ‘보험사 퇴직연금 차입규제 완화’, ‘여신전문금융사 유동성 비율 규제 완화’ 등 규제 유연화 조치를 시행키로 했다.

대표적인 자금조달시장인 채권의 경우 기준금리 인상, 레고랜드 사태 등에 따라 금리가 급격하게 상승했다. 특히 상대적으로 안전한 한전채ㆍ은행채 등에 자금이 대규모로 쏠리면서 2금융권이나 비우량 회사채 등은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위기를 겪고 있다. 정부는 채권시장 안정화를 위해 채안펀드를 가동하고, 은행들에 채권발행 자제를 요구하는 등 노력에 나섰으나 역부족인 상황이다. 이에 규제를 일시적으로 완화하며, 금융사들의 막힌 자금 ‘숨통’을 트여주기로 한 것이다.

권대영 금융위 상임위원도 “은행으로 가는 자금이 잘 흘러가고, 그동안 자금조달이 어려웠던 제2금융권 등이 일시적으로 연말 연초에 유동성 맞추기 위해 채권을 판다든지 무리수를 두지 않도록 전반적인 흐름 안정과 배분을 골고루 한 것”이라며 “연말 퇴직연금에 대해 자금이 급격히 이동시 유동성 문제 안생기도록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금융권은 이번 규제완화 조치에 대체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금융사들이 그간 금융당국과 소통을 통해 건의해왔던 내용이 대부분 수용됐고, 단기자금에도 유동성이 확보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졌다.

◆ 금융권, 일단 ‘환영’...은행, 대출여력 생겨

은행들의 경우 빡빡했던 예대율 규제를 완화한 게 가장 큰 성과다. 지난달 예대율을 100%에서 105%로 늘었고, 대출금 산출에서 정부에 해주는 11개 대출을 제외키로 하면서 기업대출 자금의 여력이 생긴 것이다. 정부대출이 대출금 산출에서 빠지게 되면 0.6%포인트의 예대율 인하 효과가 생기며, 금액으로 약 8조5054억원(10월말 기준) 여력 생기게 된다. 예대율 규제는 한시적으로 내년 4월까지 진행되나, 정부 대출금 산출 제외는 감독규정을 바꿔 앞으로 계속 적용될 예정이다. 감독규정 변경은 내달 중 이뤄진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대출을 해주기 위해서는 수신금을 그만큼 늘려야 하는데, 금융당국이 대표 자금줄인 은행채 발행을 자제시킨데다, 수신금리 인상까지 관여하면서 사실상 자금조달이 원활치 못했다”며 “이 때문에 그간 기업대출을 해주고 싶어도 한계가 있어 심사를 깐깐하게 하거나, 대기가 길었는데, 기업대출에 여유가 생기면서 그간 대출을 받지 못했던 기업들도 재심사를 통해 대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금융권인 여전사들의 자금조달 우려도 한풀 꺾이게 됐다. 원화유동성 비율인 기존 100%에서 90%로 한시적으로 낮아졌다. 원화유동성 비율은 90일이내 만기도래 유동성자산(분자)을 90일이내 만기도래 유동성부채(분모)로 나눈값으로 계산한다. 최근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면서 분자에 있는 자산이 줄어들어 비율을 맞추기가 어려웠다. 여전사 관계자는 “2금융사의 경우 자금조달이 이슈가 계속 있었고, 금융당국에 건의를 지속적으로 해왔다”며 “이를 수용하게 되면서 100%는 아니지만, 단기자금 융통은 다소 원활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보험사도 연말 대규모 자금이탈 문제에 대한 급한 불은 껐다는 반응이다. 금융당국이 퇴직연금 차입한도를 한시적으로 적용하지 않기로 하고, RP(환매조건부채권) 매도를 허용 해줬기 때문이다. 최근 은행 1년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가 4~5% 수준까지 올라오면서 비은행계 경쟁력이 약해졌다. 이에 연말 대규모 퇴직연금 자금이 은행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졌다. 보험사는 대규모 자금이탈을 위해 현금유동성을 확보해야 하는데, 최근 금융시장 경색으로 자금 확보가 어려웠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퇴직연금은 별도 계정(특별계정)으로 운영되는데, 별도 계정에서 필요한 자금을 일반계정에서 가져올 수 있도록 일시적으로 풀어준 셈”이라며 “최근 신종자본증권 등의 발행도 어려워진 상황에서 대규모 자금이탈을 위한 현금자금 확보가 필요했는데, 다소 여유가 생기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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