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건우 "지적장애인에게도 음악의 아름다움 전하고 싶어"

11일 제주도서 지적장애인 위한 특별공연
공연 도중 관객 난입에도 침착하게 연주 이어가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 클래식 즐길 수 있길"
  • 등록 2017-06-12 오후 3:03:28

    수정 2017-06-12 오후 3:03:28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11일 제주 제주시 오라2동 제주아트센터에서 연 제주 해비치 아트 페스티벌 특별음악회 ‘지적장애인과 함께하는 백건우의 음악여행’을 마친 뒤 기자들과 인터뷰하고 있다(사진=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제주=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아이들을 조금 더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아요. 만나서 대화도 나눴다면 좋았을 텐데. 보통 음악회는 객석과 무대가 서로 다른 세상이지만 오늘은 안방 같이 하려고 피아노도 무대 아래에 내려놓고 연주했습니다.”

11일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오라2동 제주아트센터. 제10회 제주 해비치 아트 페스티벌 전야제로 마련한 특별음악회 ‘지적장애인과 함께하는 백건우의 음악여행’에서 이색적인 풍경이 펼쳐졌다. 무대 밑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던 피아니스트 백건우(71)에게 한 지적장애인 아이가 갑작스럽게 뛰어든 것이다.

바흐의 ‘프랑스 모음곡 제5번’을 연주하던 백건우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도 당황하지 않고 연주를 이어갔다. 무대 위에 올라온 아이를 인자한 표정으로 바라봐 공연장 분위기를 훈훈하게 만들었다. 공연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백건우는 “음악회가 아니었다면 아이와 같이 놀아줬을 텐데 음악회라 연주를 멈출 수 없어 아쉬웠다”고 말했다.

이날 공연은 평소 클래식 음악을 접하기 힘든 지적장애인에게 문화향유의 기회를 선사하기 위해 마련했다. 지적장애인 300여명을 포함해 총 750여명을 초청했다. 백건우는 “음악인으로서 음악회를 여는 것은 음악으로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것을 뜻한다”며 “음악의 아름다움을 지적장애인에게도 전달해주고 싶었다”고 공연 취지를 설명했다.

다른 공연장에서는 보기 힘든 모습이 연출됐다. 객석에서는 계속해서 소리가 나왔고 몇몇 아이들은 무대 위에 올라가기도 했다. 백건우는 “이런 분위기를 예상했다”며 “(음악에 대한) 아이들의 표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아이들이 음악을 잘 들어줘서 좋았다”고 덧붙였다.

백건우는 현재 베토벤의 피아노 소타나 전곡 32곡으로 전국 도시를 순회하는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제주 해비치 아트 페스티벌을 주최하는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로부터 지적장애인을 위한 공연을 제안 받고 제주도까지 날아왔다. 이날 공연에는 백건우의 아내인 배우 윤정희도 함께 했다.

백건우는 “장애인과 일반 관객이 클래식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라며 “길가에서 장애인을 많이 보는 것이 낯설지 않도록 모두 같이 생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저녁엔 제주 제주시 삼도2동 탑동 해변공연장에서는 제주 해비치 아트 페스티벌 전야제가 열렸다. 반도네온 연주자 고상지가 이끄는 고상지 퀸텟, ‘팬텀싱어’ 우승자 포르테 뒤 콰트로가 무대를 꾸몄다. 제주 시민 등 약 1500여명이 참석했다.

제주 해비치 아트 페스티벌은 전국 문화예술회관과 예술단체, 공연기획사 등이 참여하는 예술 축제다. 11일부터 14일까지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해비치 호텔&리조트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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