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CJ대한통운, ‘콜옵션’ 2000억 영구채 CP로 차환한다

오는 29일 3500억 규모 신종자본증권 만기 도래
1500억은 신규 영구채로 차환…나머지는 CP로 조달
단기차입+영구채 조합으로 융통성 확보…자신감 반영
기업어음 만기 짧은 만큼 추후 공모채 발행 등 방안 모색
  • 등록 2024-03-27 오후 5:31:00

    수정 2024-03-27 오후 5:31:00

[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CJ대한통운(000120)이 조기상환권(이하 콜옵션)을 행사한 2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차환을 위해 기업어음(CP)을 신규로 발행했다.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만큼 CP 발행을 통해 시간을 벌고 새로운 자금 조달 계획을 구체화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단기차입 한도 증액 등 자금조달 기반을 마련하는 데 심혈을 기울여온 CJ대한통운이 향후 자본시장에서 어떠한 움직임을 보일지 관심이 모아진다.

CJ대한통운 배송기사가 고객에게 상품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CJ대한통운)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전날부터 이날까지 이틀 간 총 1500억원의 CP를 신규 발행했다. 할인기관은 SK증권으로 만기는 1개월이다. CJ대한통운은 오는 28일 500억원의 CP를 추가로 발행해 총 2000억원을 조달하고 콜옵션을 행사한 신종자본증권 차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앞서 CJ대한통운은 이사회를 열고 오는 29일 만기인 35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에 대해 콜옵션을 행사한 바 있다. CJ대한통운은 3500억원 중 1500억원은 신종자본증권을 신규로 발행해 차환하고 잔여액은 CP를 통해 조달한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상반기 내 신규 자금조달 가능성

시장에서는 CJ대한통운이 추후 다른 자금조달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CP 발행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자본시장에서 금리 인하 신호가 여럿 감지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본격화되지 않은 만큼 시간을 두고 지켜보겠다는 판단이다.

신규 발행 CP의 만기가 짧다는 것은 CJ대한통운이 상반기 내 회사채 발행을 포함한 신규 자금조달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기도 하다. 그동안 CJ대한통운이 사모채 발행을 꺼려온 점과 우수한 신용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공모채 발행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CJ대한통운의 신용등급은 국내 신용평가사들로부터 우량등급인 ‘AA-(안정적)’로 평가받고 있다.

물론 현금으로 상환하는 방안도 있지만 현재 CJ대한통운의 현금성자산 규모를 고려하면 가능성은 희박하다. CJ대한통운의 지난해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 규모는 4308억원으로 전년 말 9248억원 대비 53.4% 급감했다.

CJ대한통운이 35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을 ‘신규자본증권+단기차입’ 구조로 이원화한 것은 재무건전성에 있어 그만큼 자신감이 높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재무구조가 안정된 만큼 높은 금리를 부담하면서까지 신종자본증권을 유지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신종자본증권은 주식과 채권의 중간적 성격을 가지는 일종의 ‘하이브리드 채권’으로 부채인 회사채와 달리 자본적 안정성 요건을 충족하기 때문에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된다. 이는 부채비율이 높거나 자본 확충이 필요한 기업들이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는 이유기도 하다. 다만 일반 회사채 대비 금리가 높고 스텝업(일정 기간 이후 금리 인상) 옵션이 붙는 만큼 비용 부담이 크다.

실제 CJ대한통운의 전체 차입금에서 단기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31.5%로 전년 말 54.7% 대비 23.2%포인트(p) 하락했다. 통상 자본시장에서 적정 단기차입금 비중을 50%로 판단한다는 점에서 CJ대한통운의 단기차입여력은 충분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신용평가사들 역시 CJ대한통운의 차입금 만기구조가 충분히 분산됐다고 보고 있다.

전체 차입금 규모를 보더라도 지난해 말 기준 1조8486억원으로 전년 2조3379억원 대비 4893억원 감소했다. CJ대한통운이 2021년을 제외하고는 최근 5년 간 2조원대의 차입금 규모를 유지했다는 점에서 여유가 있다는 평가다. 이에 따른 부채비율 역시 131.4%로 같은 기간 140.3% 대비 8.9%p 하락했다.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판단할 때 부채비율은 200%를 기준으로 삼는다.

이종훈 경영지원실장 자신감 반영된 결과

특히 지난해 CJ대한통운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은 이종훈 경영지원실장의 기업가치 제고 의지와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CJ그룹 내에서 전략통으로 신임받고 있는 이 실장이 기업가치 제고에 초점을 두고 자금 조달 구조 효율화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12월 단기차입 한도를 9500억원에서 1조6500억원으로 증액한 것도 이같은 자신감이 반영됐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고려대학교 생명과학과를 졸업한 이 실장은 CJ(주) 사업1팀과 CJ제일제당 전략관리팀 등을 거쳐 지난 2022년 전략기획실장으로서 CJ대한통운에 합류했다. 이후 1년 만인 지난해 7월에는 그 동안의 경력과 능력을 인정받아 경영지원실장까지 맡게 됐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차후 금융 시장 환경 및 당사 차입 포트폴리오를 면밀히 검토 후 결정할 예정”이라며 “하반기 금리 하락이 전망되는 만큼 조달방안 다변화를 통해 안정적으로 소요자금 및 유동성을 확보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달방안별 발행시점 금리와 만기 등을 고려할 예정”이라며 “안정적 재무비율 관리 및 상환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신규로 발행된 신종자본증권의 이율은 CJ대한통운 이사회 의사록 기준 ‘민평금리 3년+1.50% 수준(5.3%~5.5%)’이다. 해당 채권의 만기는 30년, 스텝업 조건에 따른 콜옵션 행사 시점은 2027년 3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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