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亞-유럽 잇는 케이블 사업서 철수…"미중 갈등 심화 영향"

中기업 제치고 美기업 건설업체 선정되자 투자 철회
컨소시엄 전체 투자의 20% 규모…"치명적이진 않아"
美, 2020년부터 中통신사업자 배척…"국가안보 위협"
  • 등록 2023-02-10 오후 4:21:49

    수정 2023-02-10 오후 4:21:49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중국이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대규모 인터넷 케이블 사업에서 돌연 손을 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반도체 등 최첨단 산업뿐 아니라 글로벌 온라인 트래픽 전송 인프라 설치 분야에서도 미국과의 주도권 다툼이 치열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사진=AFP)


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의 양대 통신사업자인 차이나텔레콤과 차이나모바일은 지난해 ‘Sea-Me-We 6’(동남아-중동-서유럽·SMW6) 컨소시엄에서 탈퇴하고 이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를 철회했다. 미국 기업인 서브콤이 중국 헝통 마린(Hengtong Marine)을 제치고 라인 건설 업체로 선정된 데 따른 결정이다.

SMW6은 싱가포르부터 이집트, 중동 등을 거쳐 프랑스까지 1만 9200km 규모의 인터넷 케이블을 연결하는 5억달러(약 63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다. 2025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차이나유니콤이 컨소시엄에 잔류하긴 했지만, 차이나텔레콤이나 차이나모바일과 비교하면 투자 규모가 훨씬 작다. 차이나텔레콤이나 차이나모바일의 투자 규모는 컨소시엄 전체 투자의 약 20%를 차지한다. 컨소시엄 내 다른 구성원들은 “그들의 참여가 중요하긴 하지만 (투자 철회에 따른 피해가) 치명적이진 않다”고 밝혔다.

SMW6 컨소시엄이 미 기업을 선택한 것이나, 이에 불만을 품고 차이나텔레콤과 차이나모바일이 투자를 철회한 것이나 기술 분야에서 미중 간 갈등이 심화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FT는 “차이나모바일과 차이나텔레콤의 SMW6 이탈은 미국과 중국 사이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미국은 자국과 중국 또는 홍콩 등을 잇는 다양한 해저 케이블 사업과 관련, 국가안보 위협을 이유로 2020년부터 중국 국영기업들에 대한 라이선스 발급을 거부하는 등 퇴출 노력을 기울여 왔다.

대륙 간 인터넷 트래픽(데이터, 화상통화, 인스턴트 메시지, 이메일) 가운데 약 95%는 140만km에 달하는 400개 이상의 해저 케이블을 통해 전송되는데, 미국은 이와 관련한 인프라가 중국의 스파이 활동에 활용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케이블이 최종적으로 도달하는 스테이션이 해킹 등에 취약해 정보를 가로채거나 차단하기 쉽다는 게 미국의 판단이다.

신미국안보센터(CNAS)의 기술 및 국가안보 부연구원인 알렉산드라 시모어는 “국영 통신사 3곳을 통해 해저 케이블을 소유하려는 중국 정부의 야심은 스파이 행위에 대한 수많은 우려를 불러일으킨다. 소프트웨어 해킹은 물론 물리적 케이블 손상에 이르기까지 데이터가 손상될 수 있는 방법은 매우 다양하다”고 지적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중 갈등이 심화하면 글로벌 인터넷 인프라도 미국과 그 동맹국을 연결하는 라인과 중국-아시아-아프리카를 잇는 라인으로 쪼개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중국과 러시아는 감시를 더욱 철저히 하기 위해 미국 모델과 호환되지 않는 자체 인터넷 인프라 구축을 시도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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