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정보인지 몰랐다"…'라임 투자사' 주가 조작 일당 첫 공판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라임자산운용(라임) 펀드 자금이 투자된 코스닥 상장사 에스모 머티리얼즈(087730)의 주가 부양을 위해 허위 정보를 유포한 혐의 등을 받는 유사투자자문업체 임직원들이 혐의를 부인했다. 돈을 받고 주가를 높이기 위해 호재성 정보를 퍼뜨린 건 맞지만, 그 정보가 허위였다는 건 알지 못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서울남부지법 (사진=이데일리DB)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재판장 이환승)는 4일 오전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유사투자자문업체 대표 박모씨 등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일 박씨 등 2명을 구속 기소하고, 같은 업체 직원 현모씨 등 2명을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매달 일정액의 회비를 내는 유료 회원들을 모집한 후 회원들을 대상으로 특정 종목 주식의 매매를 추천하는 등 무등록 투자자문업체를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아울러 이들은 에스모 머티리얼즈의 주가를 부양하라는 요청을 받은 뒤 인터넷 주식 카페에 해당 업체가 무상증자를 한다거나 신사업을 추진한다는 내용의 허위 글을 게시하고, 자신들이 운영하는 업체 유료 회원들에게 허위 투자 자료를 건네 주식 매수를 유도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에스모 머터리얼즈의 주가를 부양하라는 리드 부회장 박모씨의 요청을 받은 주가조작 관련 브로커 정모씨가 박씨 등에 ‘3~4만원 정도 되는 에스모 머티리얼즈 주가를 9만원까지 부양시켜 달라’는 취지로 요구했다”며 “박씨 등은 이후 인터넷 주식 카페에 해당 업체 주식 매수를 권유하는 글을 반복적으로 게시하는 등 에스모 머티리얼즈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양하도록 해 정씨로부터 대가를 받을 수 있게끔 공모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들이 고가매수 주문 등 부정한 방법으로 시세 조종에 직접 개입했다고도 판단했다. 검찰은 “박씨는 에스모 머티리얼즈 주식을 대상으로 총 4500여회에 걸쳐 고가 매수 주문 등을 했다”면서 “(다른 투자자들이) 매매가 성황을 이루는 듯 잘 못 알도록 해 해당 업체의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양시켰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 같은 행위의 대가로 박씨 등이 16억원을 받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박씨 등은 무등록 투자자문업체를 운영한 점을 반성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이들은 검찰이 자신들에게 적용한 사기적 부정 거래, 시세 조종 혐의는 법정에서 다툴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박씨 등의 변호인은 “법이 허용하는 범위를 넘어서 위법한 방법으로 영업하고, 주가 부양을 위해 금전을 받고 호재성 내용을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해 알렸던 행위에 깊이 반성한다”면서도 “박씨 등은 정씨로부터 받은 정보가 허위 정보라는 걸 몰랐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사기적 부정거래가 성립하려면 풍문 유포 행위에 사용된 정보가 거짓·허위여야 한다”며 “돈을 받고 부당한 방법으로 호재성 정보를 알린 건 인정하지만, 이러한 행위가 사기적 부정거래였는지는 심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시세 조종 혐의와 관련해선 “한국거래소에서 분석해온 결과물을 봐야 하는데, 아직 해당 기록을 보지 못했다”면서 “관련 기록을 검토한 뒤 의견을 내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들의 다음 공판은 다음 달 7일 열릴 예정이다. 다음 공판에선 주가조작 관련 브로커 정씨의 재판도 병합돼 함께 진행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