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도 '아들 퇴직금 50억' 뇌물 혐의 무죄…정치자금법 위반만 유죄

法 "아들 퇴직금 50억, 곽상도가 받았다 볼 증거 부족"…뇌물 수수 '무죄'
"변호사 보수 규모·지급시기 어색"…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유죄'
곽상도 벌금 800만원·남욱 400만원…김만배 무죄
  • 등록 2023-02-08 오후 4:20:55

    수정 2023-02-08 오후 7:34:36

[이데일리 김윤정 기자] ‘대장동 개발 사업’을 도운 대가로 아들 퇴직금 명목으로 50억원 상당(세금 공제 후 25억원)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곽상도 전 의원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다만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는 유죄가 인정돼 벌금형이 선고됐다.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특정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에 대한 1심 선고 이후 취재진 질문을 받는 모습. (사진=뉴스원)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는 8일 곽 전 의원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에 대한 선고기일을 열어 곽 전 의원에게 벌금 800만원을 선고하고 추징 5000만원을 명령했다.

곽 전 의원에게 5000여만원을 전달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은 남욱 변호사는 벌금 400만원을, 뇌물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곽 전 의원의 아들 곽병채 씨가 받은 50억 상당 성과급과 관련해, 재판부는 곽 전 의원의 직무 관련성은 일부 인정할 수 있지만 곽병채 씨가 받은 성과급을 곽 전 의원이 받은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봤다.

먼저 재판부는 곽병채 씨가 받은 성과급 50억원은 “사회통념상 이례적으로 과다한 금액”이라고 평가했다.

재판부는 “화천대유가 대장동 개발사업을 통해 막대한 이익을 얻었고 곽병채가 화천대유에서 수행한 업무실적이 탁월했고 건강 상실에 따른 보상 내지 위로금 명목 또한 고려했다 한들 곽병채의 연령, 종전 경력, 의료기관에서 객관적으로 확인된 건강 상태, 화천대유에서의 직급과 담당 업무, 성과급 결정 절차 등에 비춰 사회통념상 이례적으로 과다하다”고 짚었다.

이어 재판부는 “곽병채가 피고인 곽상도의 대리인으로 금품이나 뇌물을 수수한 건 아닌지 의심이 드는 사정들이 존재한다”면서도 “곽병채는 성인으로 결혼해 독립적으로 생계를 유지해왔으므로 곽상도가 곽병채에 대해 법률상 부양의무를 부담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곽병채의 성과급 중 일부라도 곽상도에게 지급됐거나 곽상도를 위해 사용됐다고 볼 여지가 없는 것을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곽병채가 화천대유로부터 받은 돈과 이익을 사회통념상 곽상도가 지급받은 것과 같이 평가할 수 있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곽병채가 김만배로부터 지급받은 돈과 이익이 김만배가 곽상도에게 공여한 뇌물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며 “김만배가 곽상도에게 뇌물을 공여해 화천대유 법인 자금을 횡령했다는 공소사실 역시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곽 전 의원과 남욱 변호사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는 유죄로 봤다.

재판부는 “곽상도가 남욱에 대해 수사사건에 관한 법률상담 대가인 변호사 지급 보수를 구할 법적 권리가 없다고는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둘의 관계와 사건의 경과, 곽상도가 법률 상담 등에 들인 노력의 정도, 법률 상담 시기, 액수 결정 경위 등의 제반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들이 주장하는 법률 상담 대가로 5000만원은 지나치게 과도해 사회통념상 변호사 보수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곽상도는 남욱으로부터 돈을 받을 당시 선거 운동 자금이 필요한 상황으로 보이고 돈을 주고받은 시점이 통상 변호사 보수 요구나 지급시기로 보긴 어색하다”며 “정치활동 자금으로 5000만원을 기부하고 수수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곽 전 의원은 선고 직후 기자들을 만나 “어느 정도 무죄가 날 거란 예상을 했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무죄가 나올 것이라 생각했는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하나은행 관련자들 누구 하나 관련 있다 한 사람이 없었다”며 “재판 결과 무죄가 나오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 유죄 판단을 받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예비후보자가 되면 빌려준 돈을 못 받냐”며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들 퇴직금 50억 지급에 대한 도의적 사과는 하지 않을 것이냐는 취재진 질문에는 “뭐라 판단할 수 없다. 당사자가 우리 아들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 뭐라 얘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검찰은 곽 전 의원이 대장동 개발 사업에 참여한 화천대유가 하나은행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보고, 그 대가로 화천대유에서 근무했던 아들 곽병채 씨가 퇴직금 및 성과급 명목으로 50억원(세금 제외 25억원)을 받았다고 보고 지난해 2월 구속기소했다.

또 20대 총선 무렵인 2016년 3~4월 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5000만원을 받았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30일 곽 전 의원에게 징역 15년과 벌금 50억원을 구형하고 25억원을 추징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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