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콜 몰아줬다" 과징금 257억…카카오모빌리티 "행정소송" 예고

공정위 "알고리즘 조작해 자사 가맹택시 우대"
카카오 "도입 초기 내용, 현재 배차 방식과 무관"
수락률 산정방식, 경쟁제한 효과 등 놓고도 입장차
"공정위 오해 해소할 다양한 방안 강구할 것"
"자율규제 후퇴, AI 산업 과도한 규제로 이어질라"
  • 등록 2023-02-14 오후 5:09:56

    수정 2023-02-14 오후 7:20:40

[이데일리 김국배 정다슬 강신우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14일 카카오모빌리티가 배차 알고리즘을 조작해 자사 가맹택시를 우대했다며 25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으로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승객의 편익을 외면한 판단”이라며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소송을 통해 법정에서 시비를 가리겠다는 입장이다.

폭우 속 운행중인 카카오 택시. (사진=연합뉴스)


은밀히 조작했다는 공정위에 카카오 조목조목 반박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공정위는 카카오모빌리티가 가맹, 비가맹 기사 구분 없이 동일 조건으로 배차해야 하는 일반 호출 서비스에서 가맹기사를 우대했다고 봤다. 가맹 기사에게 일반 호출을 우선 배차하는 방법으로 콜을 몰아주거나 수익성이 낮은 1㎞ 미만 단거리 배차를 제외·축소하는 알고리즘을 ‘은밀하게’ 시행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가맹 기사 운임 수익이 상대적으로 높아졌고, 결과적으로 가맹 기사가 되려는 유인으로 작용해 카카오모빌리티가 가맹택시 수를 쉽게 늘렸다는 게 공정위 판단이다.

하지만 카카오모빌리티는 공정위 판단에 대해 공식적으로 조목조목 반박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공정위는 가맹택시 도입 초기에 일시적으로 진행했던 테스트 내용을 근거로 가맹택시 우대를 판단했다”며 “가맹 기사에 대한 일반 호출 우선 배차, 1㎞ 미만 단거리 배차 제외·축소 역시 당시 일시적으로 시도해본 수십여 가지의 테스트 중 일부로 현재 배차 방식과 무관하다”고 지적했다.

“수락률 산정 방식 자체가 비가맹 택시에 불리하게 설계돼 있다”는 공정위 판단에 대해서도 카카오모빌리티는 “가맹, 비가맹 여부에 상관없이 호출 요청 1건당 콜카드 1장을 발송하고, 첫 번째 콜카드에 대해 5초의 수락 대기 시간이 보장되는 것 또한 모두 동일하다”며 “첫 번째 콜카드 수락이 거절된 경우 가맹, 비가맹 여부를 고려하지 않고 픽업 시간(ETA)을 기준으로 1초에 1장씩 콜카드가 발송된다”고 설명했다. 한 마디로 차별은 없었다는 것이다.

비가맹 택시가 가맹 택시 대비 운임 수익이 낮다는 판단과 관련해서도 “비가맹 택시 기사 1인당 운행 완료 수는 일 평균 5.7회에서 8.1회 수준으로 늘어났고, 운임 수임 또한 꾸준히 증가해왔다”며 “플랫폼을 무료로 이용하는 비가맹 기사들도 충분한 영업 기회를 얻고 있음에도 이 점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오히려 카카오모빌리티는 “공정위가 변화하는 택시 시장에서 경쟁 제한성에 대한 명확한 입증 없이 시장지배적 지위를 인정했다”고 주장했다. 회사 관계자는 “가맹택시 시장 점유율 산정부터 이해하기 어렵다”며 “공정위는 카카오T 블루 점유율이 2019년 14.2%에서 2021년 73.7%로 증가했다는데, 이 시장은 카카오모빌리티가 새롭게 개척한 것으로 당시 점유율은 14.2%가 아니었다”고 했다. 이어 “이 계산엔 형식적으로 가맹사업 면허를 받았으나 실제론 지역 브랜드 전화 콜택시 형태로 영업한 사업자들이 포함된 것으로 실질적인 경쟁 상황을 반영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알고리즘까지 보는 정부 오싹”

카카오모빌리티는 공정위가 시정명령을 내린 데 대해 가처분 신청을 하고, 행정소송에 나설 전망이다. 원래라면 시정명령에 따라 의결서를 받은 날부터 60일 이내에 일반호출 배차 알고리즘을 고치고, 공정위에 보고해야 한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콜 골라잡기 개선, 이용자 대기시간 감소 등 소비자 후생 증진 효과는 데이터로 증명된 것인데 이번 조사에 반영되지 유감”이라며 “행정소송 제기를 포함해 공정위의 오해를 해소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했다.

공정위 판단이 모빌리티 플랫폼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다수 회사가 가맹 택시와 중개 택시를 겸업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업계에선 플랫폼 산업을 바라보는 공정위의 시각에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가 크다. 이성엽 고려대 교수는 “AI 알고리즘의 공정성 문제에 정부가 직접 개입한 사안이 됐다”며 “그동안 정부가 언급해온 자율규제 기조가 후퇴하면 국내 AI 산업에 대한 과도한 규제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 핵심인 알고리즘까지 정부가 세세하게 들여다보면서 개입한다는 것은 오싹한 일”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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