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 곧 기회'…삼성·SK·LG, 선제투자로 미래 잡는다

재계 '투자계획 철회 없다' 분위기…위기극복·미래선점
LG엔솔, '1.7조원' 美 신규공장 건설 예정대로 추진 무게
SK하이닉스, '15조원' 청주 메모리공장 건설키로 결정
삼성전자 "시장 안 좋을 때 더 성장"…투자 페이스 유지
  • 등록 2022-09-07 오후 5:00:00

    수정 2022-09-07 오후 5:00:00

[이데일리 이준기 박민 최영지 기자] “위기가 곧 기회입니다. 꼭 그렇게 만들어야죠.”(재계 관계자)

삼성과 SK, LG 등 주요 대기업들이 올해 투자 계획을 예정대로 밀어붙이는 분위기다. 미국·중국 간 패권경쟁과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등 잇단 난제와 복병 속에 투자 전략을 전면 재검토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우세했지만, 되레 공격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과거보다 호황.불황 사이클이 짧아진 데다,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돌발 상황까지 맞물린 만큼 과감하고 선제적 투자를 통해 미래 성장기반을 확보, ‘초격차’를 유지하겠다는 우리 기업들의 장기적 비전 구상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LG·SK 국내외 공장건설 예정대로

7일 재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애리조나주(州) 퀸크리크에 1조7000억원을 넣어 연산 11GWh(기가와트시) 규모의 원통형 배터리 신규공장을 짓기로 한 기존 계획을 예정대로 진행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올해 3월 발표된 이 계획은 그러나 지난 6월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다.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물가상승)과 기록적인 원·달러 환율 상승 등의 여파로 투자비가 천정부지를 치솟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다시 방향을 틀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내년부터 양극재·음극재 등 2차전지 소재의 경우 연도별 비중에 따라 북미 내에서 생산돼야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조항이 담긴 오히려 선제적인 투자가 종국에 더 큰 이득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물론 미 애리조나주의 적극적인 투자 러브콜도 영향을 미쳤다. 더그 듀시 애리조나주 주지사는 이달 방한 때 LG에너지솔루션을 찾아 투자를 읍소했다고 한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조만간 최종 결정 내용을 공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전날(6일) 충북 청주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 내 약 6만㎡ 부지에 M15X 건설 공사를 내달 시작해 2025년 초 완공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향후 5년간 모두 15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위기 때 투자’라는 SK하이닉스 특유의 승부수로 해석됐다. 실제로 반도체 업계 투자 축소 분위기가 지속했던 2012년 SK하이닉스는 전년 대비 10% 이상으로 투자 규모를 늘렸고, 그 결과 같은 해 연말 흑자 전환에 성공한 바 있다. 2015년 이천 M14 건설 역시 불투명한 시장 상황 속에서 이뤄졌는데, 향후 반도체 호황기를 대비해 이뤄진 이 결단으로 SK하이닉스는 2017년부터 2년간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 불황에 투자를 줄이고, 호황 때 늘리는 공식은 사라지는 듯하다”며 “선제적인 투자가 위기 극복과 미래 선점에 득이 될 것이라는 게 요즘 재계 안팎의 분위기”라고 했다.

삼성도 “우리 페이스대로 꾸준히 투자”

삼성전자의 투자계획도 기존대로 유지될 것으로 관측된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은 이날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진행한 기자 간담회에서 “경쟁사의 메모리반도체 기술 추격이 거세지만 삼성전자는 어떤 회사보다도 한 세대 앞선 기술력을 갖고 있고 계속해서 꾸준한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경 사장은 전 세계적 인플레에 따른 반도체 수요 둔화 및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 등 업황을 두고 “내년도 현재로선 좋아질 모멘텀이 보이지 않지만 항상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진단한 뒤 “시장이 좋지 않을 때 더 성장할 수 있도록 정해진 투자를 조절하는 식으로 지금 우리 위치가 지금보다 나아지는 기회를 삼도록 하고 있다”고 했다.

경 사장은 “그간 삼성전자 투자 패턴을 보면 호황기에 투자를 좀 더 많이 하고 불황기에 적게 하는 경향이 있었다”면서도 “경기 사이클이 빨라지고 있기에 우리 페이스에 맞게 투자를 꾸준하게 하는 게 맞는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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