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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도 점차 매도에 힘을 싣고 있다. 이달 초부터 전 거래일까지만 해도 기관은 에스엠을 124억원 순매수했지만, 이날 20억원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도 100억원 순매도했다. 반면 JYP Ent.는 약 7억원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리오프닝 효과로 엔터주의 상승세가 점쳐지던 전망이 점차 흐릿해지는 건 실적 확대 기대감이 충분히 주가에 반영됐다는 판단에서다. 이미 지난 1년간 엔터주의 주가가 2배 넘게 상승한 만큼, 앞으로 큰 폭의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음반 판매량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는 게 그 근거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2분기 음반 판매량은 1820만~1870만장이 예상되는데, 이는 전년 대비 1.5% 감소하거나 1% 증가한 수준이다. 앞서 지난 1분기 음반 판매량 성장률이 43%에 달한 것에 비하면 크게 감소했다.
비용 증가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메리츠증권은 에스엠의 목표주가를 8만2000원에서 7만2000원으로 하향했다. 앨범 판매량 성장 둔화를 비롯해 인건비와 제작비 등의 비용 증가가 실적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이 될 것이란 전망에서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년간 높아진 앨범 베이스는 성장률이 다소 둔화됐고 1분기 스톡옵션과 같은 인력 보상, 높아진 콘텐츠 제작비는 당분간 산업의 이익 눈높이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동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JYP Ent.에 대해서도 콘텐츠 제작비 상승으로 매출 증가가 상쇄된다는 판단으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유지했다.
다만 장기적으로 엔터주 주가의 추가 상승을 점치는 의견도 여전하다. 팬데믹 기간 내 자산 가치 상승과 보복심리로 가전, 가구 등에 대한 소비가 늘었다면 앞으로는 문화·레저 부문에서 소비 중심이 이동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TV, 소파, 자동차 등의 고가 상품의 교체 주기가 최소 4~5년이라고 감안하면 2024년까지는 다시 여행, 콘서트 등 레저로의 소비가 집중될 것”이라며 “올해 글로벌 콘서트 티켓 가격은 약 20% 상승했는데, 인플레이션이나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있음에도 팬들은 물건에 대한 소비는 줄이고 무형의 경험에 대한 소비를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