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코로나19 환자에 위험" 클로로퀸 논문, 저자 요청으로 '철회'

4일 NEJM·랜싯 논문 2건 철회.."연구 데이터 부적합"
코로나 사태 초기 광범위한 데이터 존재 여부 '의심'
  • 등록 2020-06-05 오후 6:01:05

    수정 2020-06-05 오후 6:02:20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말라리아 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코로나19 환자들에게 위험하다는 연구 결과로 화제를 모았던 해외 논문이 철회됐다. 논문 저자가 직접 연구에 사용된 데이터의 부적합 문제를 들어 논문을 철회함에 따라 ‘코로나19 환자 데이터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풍부하다’는 일각의 의문 제기는 해소됐다.

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최근 학술지 ‘랜싯(Lancet)’에 실린 하이드록시클로로퀸 관련 논문과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에 실린 혈압약 관련 연구논문 두 건이 저자 요청으로 철회됐다. 이들 두 논문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주목받은 과학 논문으로 거론됐다.

두 논문의 연구를 주도한 만디프 메흐라 박사는 “(코로나19 시기에) 기여하고 싶다는 바람과 함께 해당 데이터베이스가 적합하다고 보증할 만큼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것은 명확하다”며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간에 모든 혼란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랜싯 게재 논문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코로나19 치료 효과가 크지 않으며 특히 현재 코로나19로 입원 중인 환자들의 사망 위험도를 높인다는 결론으로 주목받았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본래 말라리아 치료제로 알려져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복용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번 연구결과에 주목하며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임상실험을 재개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NEJM에 게재된 논문은 특정 혈압약이 코로나19 위험을 증가시키지 않았으며, 오히려 보호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두 논문이 발표된 뒤 많은 연구자들은 코로나19 확산이 진행되고 있는 와중에 거대한 데이터베이스가 존재하며, 전세계 6개 대륙에서 수만 건의 의료기록을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었다는 데 놀라움을 표시했다. 그러나 곧 해당 연구에 사용된 데이터의 불규칙성과 출처에 관한 의문이 제기됐다. 전자의료기록을 갖춘 병원이 거의 없는 아프리카 대륙에서도 환자 사례가 대거 포함됐고, 동료 평가(peer review)가 없다는 사실 등이 그 이유였다.

이들 연구에 사용된 데이터는 ‘서지스피어(Surgisphere)’라는 기업으로부터 제공 받은 데이터로, 6개 대륙 내 1200개 병원 및 보건시설에서 공유된 환자 정보를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기재돼있다. 메흐라 박사는 서지스피어 창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사판 디사이 박사를 공동저자 중 한 명으로부터 소개받았고, 서지스피어가 편집한 환자 의료기록 데이터베이스의 존재를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디사이 박사는 두 건의 논문에 모두 공동저자로 등재됐다.

디사이 박사는 이번 주 초 한 인터뷰에서 서지스피어의 데이터베이스가 모두 투명하다고 주장하면서도, 고객사인 수백 곳의 병원들과 계약을 맺고 비밀을 유지해야 한다면서 기초 데이터는 공개하지 않았다. 그는 데이터를 ‘도울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에 제공했고, 자비로 모든 비용을 부담했으며 그로 인해 이득을 본 바 없다고 주장했다.

이번 논문 철회를 계기로 최근 과학 연구의 상황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동료 평가가 거의 없는 수천 건의 연구들이 온라인 사이트와 학술지에 범람하고 있으며, 새로운 과학 연구를 빠르게 검토하고 배포해야 한다는 압박 속에 가장 분별력있는 학술지조차도 오랫동안 유지해 온 엄격한 기준을 무너뜨리고 있다는 것이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사진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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