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안방에 '워치독'들인 차파트너스 "이제 시작이다"[마켓인]

'불통' 남양유업, 지배구조 전문 감사 만났다
정기 주총서 행동주의펀드가 제안한 '상근 감사' 선임
"월요일부터 출근"...곪은 문제에 수술칼 든다
  • 등록 2023-03-31 오후 6:18:23

    수정 2023-03-31 오후 7:20:14

[이데일리 지영의 기자] 남양유업(003920) 정기 주주총회에서 행동주의 펀드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이 제안한 감사가 72.3%의 찬성으로 정식 선임됐다. 차파트너스 측이 감사 선임을 시작으로 남양유업을 주주친화적으로 바꿔나가겠다고 공언한 만큼 향후 행보에 투자업계의 이목이 쏠리는 모양새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열린 남양유업 제59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차파트너스가 제안한 심혜섭 후보자가 상근 감사로 선임됐다. 심 후보자는 12만표로 72.3%의 찬성을 얻었다. 남양유업 측이 감사 후보로 올렸던 심호근 남양유업 상근감사 선임의 건은 부결됐다.

행동주의 펀드가 제안한 인사가 남양유업 감사 자리를 차지하게 되면서 향후 행보에 따라 큰 파장이 일 전망이다. 그동안 남양유업의 감사는 오너일가의 입김이 크게 작용하는 이사회가 추천한 인사가 장기간 감사를 맡아왔다. 일각에서는 이로 인해 남양유업 내에 산적한 문제들이 곪고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김형균 차파트너스자산운용 상무가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행동주의 타깃으로 남양유업을 선정한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차파트너스 측은 주총 이전에 감사 선임을 통해 ‘거버넌스(governance)’ 때문에 망가지고, 저평가된 남양유업을 개선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다. 지배주주 일가가 이사로 재직하고, 거래처 임원이 사외이사로 선임되는 등 독립성이 결여되어 있었다는 지적이다. 이에 감사 선임을 시작으로 지배주주의 과도한 보수 및 사익 편취·회사 자금유용에 대한 의심 정황 등을 파헤치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통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림과 함께 남양유업이 주주환원에 적극적인 곳으로 바꿔놓겠다는 이야기다.

특히 이번에 감사로 선임된 심혜섭 변호사가 지배구조 전문가로 정평이 난 인사라는 점이 주목 받고 있다. 37기 사법연수원 수료 이후 10여년 이상 변호사로 활동하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분과 부위원장을 역임했고, 주주 및 주주의 대리인으로 소수 주주권을 행사하며 다양한 거버넌스 개선 활동을 펼쳐왔다.

심혜섭 변호사는 “독립적인 감사가 거의 없었던 시절의 남양유업에 있었던 문제들의 연결고리를 잘라내고 개선점을 찾을 것”이라며 “남양유업이 기본 체계가 탄탄하고 소비자들에게 사랑 받을 회사라는 것을 알리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홍 회장 일가는 한앤컴퍼니에 남양유업을 넘기기 전에 최대한 시간을 끌면서 이익을 누리려고 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남양유업이 더 망가지는 것도 막아내겠다”고 밝혔다.

김형균 차파트너스 상무도 “이제 시작이라고 보면 된다. 다음주부터 남양유업으로 출근할 심 변호사는 의지와 전문성을 갖춘 전문가”라며 “앞으로 남양유업의 기존 문제들과 아직 드러나지 않은 문제들을 집중적으로 살펴볼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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