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사무연구노조 설립 가시화…MZ세대는 참지 않는다

20~30대 중심으로 현대차그룹 내 사무노조 조직화
성과급 논란이 불러온 사무노조…'돈'때문만은 아니야
"기존 노조와 이해관계, 욕구 달라 독자 노선으로 운영될 듯"
  • 등록 2021-04-07 오후 5:07:39

    수정 2021-04-07 오후 9:46:15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최근 현대차그룹 내 사무직과 연구직 직원들이 모여 노동조합 설립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미 LG전자에서는 사무노조가 탄생했고 금호타이어도 사무노조 결성을 진행하고 있다. 젊은 MZ세대의 자발적인 움직임이 향후 노사 간 관계에 어떤 영향을 끼칠 지 주목된다.

현대차그룹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차 사무노조 밴드개설 일주일 만에 약 4천명 모여

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사무직과 연구직 약 3900명이 카카오톡 오픈채팅방과 네이버밴드 등에 모여 ‘HMG 사무연구노조(가칭)’를 만들었다. 이들은 임시집행부를 설립했고 노무법인과 노무사 등을 통해 사무노조 설립과 관련 법리적 검토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MG 사무연구노조엔 20~30대가 약 88%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제조업 기반 대기업의 20~30대 직원을 중심으로 온라인 익명 커뮤니티에서 공정한 성과보상에 대한 요구가 빗발쳤는데 그 움직임이 가시화된 것이다. 이들은 타 업종 또는 생산직과 성과급을 비교하면서 불공정함을 토로했다.

불만이 수면 위로 떠오르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타운홀미팅을 통해 “노력해 준 직원들이 회사에 기여를 한데 비해서 존중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부분에 대해서 굉장히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문제가 있다면 빨리 바꿔서 직원들이 소신껏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하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지난해 현대차 직원들의 평균 성과급은 경영 성과급 150%에 격려금 120만원으로 전년도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현대차그룹 직원들은 이후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운영하면서 의견을 취합했고 지난달 말 네이버 밴드를 개설해 조직적인 움직임에 나섰다.

기성세대와 다른 루트…MZ세대 노조, 기업문화도 바꿀것

성과급 논란이 사무노조 설립을 불러왔지만 노동계에선 젊은 세대가 단순히 ‘돈’ 때문에 노조를 설립하는 것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공정성과 합리성을 따지는 MZ세대가 인사·평가 제도에 대해 품어온 불만이 성과급 논란과 함께 터진 것이라는 시각이다. 이들은 문제제기를 하기 위한 방법으로 노조를 선택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전 인국공 사태와 서울교통공사 등 비정규직 공공부문 전환을 둘러싼 논쟁부터 최근 성과급 논란까지 일었는데 젊은 세대가 그들 기준으로 부당함을 느끼고 행동으로 이어진 것으로 본다”며 “기존 현대차 노조가 생산직, 중년층 중심으로 운영됐는데 젊은 세대는 그들과 세대적 특징과 욕구도 다르기 때문에 새로운 조직을 만드는 움직임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박현미 한국노총 중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기업 내에서 직원들의 의사를 대등하고 명확하게 전달하기 위한 창구로 노조가 있었는데 사무직은 대화통로가 없었다”며 “사무직 직원들이 기존 노조가 활동하는 걸 지켜보면서 그간 자기들 의사가 반영되지 않았으니 소외감도 느꼈을 거고 자신들의 창구가 필요하다고 느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번 움직임이 조직문화를 바꾸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HMG 사무연구노조가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어느 한 곳에 소속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 위원은 “소수라도 사무직 노조가 생기면 사측이 직원들의 다원화된 요구를 듣고 또다른 타협과 구조를 형성해야 한다”며 “시간이 걸려도 소외됐던 사무직 직원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고, 조직문화나 노조 뿐만 아니라 기업 문화도 바뀔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현대차 사무노조 설립과 관련해 모인 수가 적지 않은데 기존 노조로 자신들의 이익 대변이 안 된다고 판단되면 충분히 독자적인 노조를 꾸려서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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