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진 거부’ 신경과 교수 “10년 후 의사증가 막으려 환자 죽게 둬도 되는가”

16일 기고문 통해 “증원 문제가 생명보다 중요한가”
“단체 휴진, 중증 환자에겐 사형선고와 다름 없다”
  • 등록 2024-06-17 오후 6:32:04

    수정 2024-06-17 오후 6:32:04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서울대병원을 시작으로 의료계가 집단 휴진에 돌입한 가운데 홍승봉 거점 뇌전증지원병원 협의체 위원장은 “10년 후 증가할 1%의 의사 수 때문에 지금 환자들이 죽게 내버려 둬도 된다는 말인가. 후배, 동료 의사들의 결정이지만 의사로서 국민으로서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홍승봉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 (사진=이데일리DB)
17일 의료계에 따르면 홍 위원장은 전날 동료 의사들을 향해 보낸 기고문에서 “2025년 1509명 의대 증원 문제가 사람의 생명보다 더 중요한 것인가”라며 이같이 적었다.

이어 “의사 단체 사직과 휴진은 중증 환자들에게 사형선고와 다름없다”며 나의 사직, 휴진으로 환자가 죽는다면 목적이 무엇이든 간에 정당화될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홍 위원장은 “뇌전증은 수술받으면 사망률이 3분의 1로 줄고, 10년 이상 장기 생존율이 50%에서 90%로 높아지는데 지금은 전공의 사직으로 유발된 마취 인력 부족으로 예정됐던 수술의 40%도 못 하고 있다”며 “전국에서 뇌전증 수술을 할 수 있는 병원은 서울 6곳, 부산 1곳 등 7개뿐으로, 대부분 뇌전증 수술이 취소되거나 무기한 연기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프리카 개발도상국들은 의사가 없거나 의료 수준이 낮아서 사람을 살릴 수 없지만 지금 한국에서 일어나는 일은 무엇인가”라며 “국가와 의사가 지켜줘야 할 중증 환자들이 생명을 잃거나 위태롭게 됐다. 원인이 누구에게 있든지 간에 이것이 말이 되는가”라고 했다.

홍 위원장은 집단 휴진을 지지하는 일부 의대생의 학부모를 향해서도 “10년 후 미래의 환자를 위해 현재의 환자는 죽어도 된다는 뜻은 아닐 것”이라며 “자녀가 훌륭한 의사가 되길 바란다면 의대생과 전공의에게 어떤 충고를 해야 할지 고민해주시길 진심으로 부탁드린다. 내 아들, 딸이 의대생, 전공의라면 빨리 복귀하라고 설득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최근 ‘의대생 학부모 모임’이라는 온라인 카페에서 무기한 집단 휴진을 선택한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들에게 “오늘의 환자 100명도 소중하지만, 앞으로의 환자는 1000배 이상으로 (중요하다), 당장의 환자 불편에도 지금은 행동해야 할 시점”이라고 표현한 것을 두고 한 말로 보인다.

아울러 홍 위원장은 “의사로서 아들, 딸과 같은 내 환자의 생명을 지키지 못한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각 전문과 의사들은 무슨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그들 본연 의사의 책임과 사명을 지켜야 한다. 10년 후 활동할 의사 1509명(1%)이 증가하는 것을 막기 위해 현재 수십만명 중증 환자들의 생명을 위태롭게 하는 것은 의사가 아니라도 절대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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