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는 범죄 아냐”…프란치스코 교황, 범죄화 법 비판

“하느님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 사랑해”
“동성애 범죄화 법 지지 주교들 변화해야”
67개국, 합의된 동성 간 성행위 범죄로 규정
UN, 법 폐지 촉구…국제법 따른 국가 의무 위반
  • 등록 2023-01-25 오후 8:40:23

    수정 2023-01-25 오후 10:48:55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동성애를 범죄로 규정하는 법에 대해 “부당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하느님이 모든 자녀들을 있는 그대로 사랑한다며 이 법안을 지지하는 가톨릭 주교들에게 성소수자(LGBTQ)를 교회에서 환영할 것을 촉구했다.

프란치스코 교황 (사진=AP통신)
프란치스코 교황은 24일(현지시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동성애자가 되는 것은 범죄가 아니다. 이 (동성애를 범죄화하는) 법을 지지하는 주교들은 변화의 과정을 겪어야 한다. 하느님이 주신 것처럼 자비를 베풀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일부 가톨릭 주교들이 동성애를 범죄화하거나 성소수자 공동체를 차별하는 법안을 지지하는 것을 인정한 뒤 이 같은 문제를 죄의 관점에서 언급했다. 다만 그는 이러한 일부 주교들의 행태가 문화적 배경 때문이라고 하며 주교들이 모든 인간의 존엄성을 인정하기 위해 변화해야 한다고 했다.

동성애 범죄화 법안 폐지를 위해 활동하는 단체 The Human Dignity Trust에 따르면 전 세계 67개국이 합의된 동성 간 성행위를 범죄로 규정하고 있으며 그중 11개국은 이 행위에 대해 사형을 선고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 법이 시행되지 않는 곳에서도 성소수자를 향한 괴롭힘, 낙인 찍기, 폭력 등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유엔은 동성애 범죄화 법 폐지를 거듭 요구해왔다.

유엔은 이 법이 사생활에 대한 권리와 차별로부터의 자유를 침해하고, 성적 지향이나 성 정체성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국제법에 따른 국가의 의무를 위반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 (사진=AP통신)
프란치스코 교황은 동성애 범죄화 법이 “부당하다”고 선언하며 가톨릭 교회는 이 법을 종식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반드시 끝내야만 한다고 밝혔다.

그는 가톨릭 교회 교리서를 인용해 동성애자들은 환영받고 존중돼야 하며 소외되거나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모두 하느님의 자녀이며 하느님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 우리 각자가 존엄성을 위해 싸우는 강인함을 사랑하신다”고 덧붙였다.

다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동성애를 죄악으로 여겨온 가톨릭계의 전통 등을 의식한 듯 가톨릭에서의 죄와 세속 사회에서의 범죄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동성애는 범죄가 아니다. 그렇다, 하지만 이는 죄다”라며 “먼저 죄와 범죄를 구별해보자. 서로에 대한 관용이 부족한 것도 죄다”라고 덧붙였다.

2021년 5월 9일 독일 뮌헨의 성 베네딕트 성당에서 볼프강 로테 신부가 동성 커플 부부를 축복하고 있다. (사진=AP통신)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즉위한 뒤 동성애 신자에 대해 “내가 누구를 정죄하리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즉위 후 동성애자에 대한 존중과 차별 금지를 여러 차례 강조해왔지만, 동성 결합 및 결혼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

교황청은 2021년 동성 결합을 인정하거나 옹호하지 않는다며 가톨릭 교회가 동성 결합을 축복할 수 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리기도 했다. 이는 가톨릭 사제가 동성 결합에 축복을 내릴 수 있는지를 묻는 여러 교구의 질의에 “안 된다”고 회답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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