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직장인만 봉 노릇하는 건보료

건보공단 사업장 부담금 제외 '꼼수'
직장인 보험료 대비 급여비 0.89배 그쳐
예방적 차원의 혁신적 인센티브 도입해야
  • 등록 2014-05-29 오후 8:00:00

    수정 2014-05-29 오후 8:00:00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건강보험료 내는 건 좋은데, 한 번도 병원에 가지 않은 사람에겐 인센티브를 줘야 하는 것 아닙니까?”

매달 급여의 5.99%씩 원천징수하는 건강보험료(이 중 절반은 사업자가 부담한다). 세금은 아니지만 사회보험의 일종인 건보료에 대한 직장인들의 불만은 생각보다 크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건보료 자료가 도마에 올랐다. 건강보험 가입자 3743만6000명이 매달 9만2506원을 내고, 15만9345원의 혜택(급여비)을 받았다는 것이다.

자료대로 건강보험 전체 가입자들이 내는 보험료보다 평균 1.7배의 혜택을 받는다면 상식적으로 건강보험 재정은 나빠져야 하는 게 맞다. 하지만 지난해 9월 말 기준 건보재정은 11조원의 누적흑자를 기록했다.

이렇게 앞뒤가 맞지 않는 데엔 건보공단의 ‘꼼수’가 숨어 있다. 예컨대, 홍길동이 회사를 다니며 매달 10만원의 건강보험료를 납부한다면, 홍길동의 회사에서도 같은 금액을 사업장 부담금으로 내고 있다. 즉, 홍길동 이름으로 내는 건보료는 본인부담 10만원, 회사부담 10만원 등 총 20만원이지만 건보공단은 사업장 부담금 50%를 빼고 이번 건보료 통계를 제시한 것이다.

사업자 부담금을 포함할 경우 직장인들은 60대 이상을 제외하고 전 연령대에서 본인들이 낸 건보료만큼도 혜택을 못 받고 있다. 직장인의 평균 건보료 대비 급여비 혜택은 0.89배. 매달 10만원을 내고 8만9000원정도 혜택을 받는 수준이다. 심지어 사회 초년생인 30세 미만의 경우 월평균 12만7280원을 내고도 받는 혜택은 보험료의 절반 수준(0.63배)인 8만원에 그쳤다.

본인부담 50%만을 반영하더라도 502만여명의 직장인이 자신들이 낸 보험료보다 의료이용(급여비)이 적었다. 133만6000명은 지난 1년간 단 한 번도 병원을 찾지 않았다.

앞으로 3대 비급여 등 보장성 확대와 노인인구 증가로 인해 건강보험 재정 지출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역설적으로 초고령사회를 맞아 전 국민이 스스로 건강을 관리하는 ‘예방적’ 차원의 건보료 인센티브 도입이 시급한 이유다. 영국은 체중 감량시 목표 달성 수준에 따라 12만~72만원가량의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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