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6년 만에 파업 기로...‘도미노 파업’ 전운 감도는 車업계

현대차 노조 파업 찬반투표.93.65% 찬성 가결
중노위 교섭중지 결정에 파업 가능성 커져
현대차 노조, 26일 쟁대위서 파업 향방 결정
다른 완성차 및 부품사까지 파업 확산 우려도
파업시 생산 차질로 수출 경쟁력 저하 불가피
  • 등록 2024-06-24 오후 5:59:55

    수정 2024-06-24 오후 8:10:01

[이데일리 박민 기자] 국내 완성차업계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 놓고 ‘파업’ 전운이 커지고 있다. 업계 맏형으로서 투쟁 수위의 기준이 되던 현대자동차 노동조합(노조)가 파업을 결의하면서 관계사인 기아(000270)를 비롯해 업계 전체로 ‘도미노식 파업 확산’이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파업이 현실화하면 내수 판매 부진을 겪으며 수출로 만회하던 완성차업체에 생산 차질로 인한 치명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노조는 이날 조합원 4만3160명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한 결과 투표 참여 4만1461명(기권 1699명)중에서 3만8829명(재적 대비 89.97%, 투표자 대비 93.65%)이 찬성하면서 가결됐다고 밝혔다. 파업을 반대하는 이는 2605명(재적대비 6.03%,투표자 대비 6.35%)에 그쳤다.

아울러 이날 중앙노동위원회(이하 중노위)로부터 교섭 조정 중지 결정까지 받으면서 노조는 합법적인 파업에 나설 수 있는 권리를 갖추게 됐다. 중노위는 노사 입장 차이가 커서 교섭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때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린다.

당장 노조는 오는 27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 출범식과 회의를 열고 파업 향방을 논의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과거에도 파업권이 생기더라도 곧바로 파업에 들어가기보단, 사측과 실무 협상을 더 이어가는 경우가 많아 실제 파업 일정은 미지수다. 만약 노조가 임단협과 관련해 파업에 돌입할 경우 2018년 이후 6년 만이다.

앞서 노조는 사측에 기본급 15만90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전년도 순이익 30%를 성과급 지급, 상여금 900% 인상, 금요일 4시간 근무제 도입, 정년 연장(최장 64세) 등을 요구했다. 사측은 노조에 기본급 10만1000원 인상, 경영성과금 450%+1450만원, 주식 20주 지급 등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조합원의 기대에 충족치 못한 협상안’이라며 이를 거절하고 교섭 결렬을 선언한 바 있다.

특히 현대차 노조와 사측 간 입장차가 극명하게 갈리는 핵심 쟁점이 ‘정년연장’인 만큼 파업의 불씨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현대차 노조 관계자는 “현재 만 60세인 정년을 국민연금 수령 시기와 연동해 최장 만 64세로 연장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에 대해 사측과 제대로 된 논의가 없어 교섭 결렬을 선언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국내 최대 단일노조로 노동계 파급력이 큰 현대차가 파업 준비에 착수하면서 다른 완성차와 부품사까지 파업이 확산될 우려감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임단협 상견례를 앞둔 기아 노사도 시작 전부터 신경전이 치열하고, 임단협 교섭이 교착상태에 빠진 GM한국사업장 노조는 이날부터 출근길 조합원을 대상으로 투쟁 선전에 나선 상태다. GM 노조는 앞서 지난 17~18일 양일간 조합원 대상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해 가결시켰고, 중노위에 노동쟁의 신청을 마치고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업계에서는 파업이 현실화하면 가뜩이나 내수 판매 부진에 시달리던 완성차업체의 충격파가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간 내수 부진을 수출로 만회해왔지만 파업으로 생산 차질이 빚어지면 수출 경쟁력 저하와 함께 손실도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5대 완성차 업체의 5월 누적 기준 내수 판매량은 총 56만981대로 전년 동기(62만5666대) 대비 10.34%가 급감한 상태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 관계자는 “올 상반기 내수시장은 경기 부진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과 고금리로 인한 신차 구매 감소로 판매량이 줄었고 하반기에도 부진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다만 희망적인 것은 수출 성장세가 이어왔다는 점인데 파업으로 인해 수출에 급제동이 걸리지 않도록 안정적인 노사관계의 확보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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