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익그린2차 첫 '신호탄'…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 고조

적정성 검토서 54.89점 'D등급'
2020년 도봉삼환 이후 첫 안전진단 최종 통과
尹 안전진단 완화 공약..1호 부동산정책 가능성도
멈췄던 재건축 단지, 잇따라 사업재개할 듯
  • 등록 2022-03-30 오후 5:43:04

    수정 2022-03-30 오후 9:43:16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이 높아진 가운데 강동구 명일동 삼익그린2차 아파트가 안전진단을 최종 통과하면서 올해 첫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2020년 도봉구 도봉삼환 이후 적정성 검토를 통과한 재건축 단지는 이곳이 처음이다. 그동안 멈춰있던 서울내 노후 아파트들의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익그린2차, 적정성 검토서 D등급

3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삼익그린2차 아파트는 전날 한국건설기술연구원으로부터 적정성 검토 결과 54.89점으로 D등급(조건부 재건축)을 통보받았다. 삼익그린2차는 지난해 3월 정밀안전진단 용역 시행 결과 52.17점으로 조건부 재건축(D등급) 판정을 받고 공공기관으로부터 적정성 검토를 진행해왔다.

△강동구 명일동 삼익그린2차 아파트(사진=카카오맵)
삼익그린2차는 1983년 준공됐으며 총18개동, 2400가구 규모의 대단지다. 재건축 사업이 완료되면 3350가구로 늘어나게 된다. 삼익그린2차 아파트는 이미 조합 설립도 끝마쳤다. 현행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에서는 기본계획을 수립한 이후 안전진단 결과에 따라 정비구역을 지정토록 하고 있지만, 이 아파트의 경우 도정법이 생기기 전인 2002년 이미 주택건설촉진법에 따라 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강동구청 관계자는 “지난해 적정성 검토를 진행하면서 수차례 보완 요청을 받았고 이번에 결과를 통보 받았다”면서 “예정대로라면 건축심의, 사업시행인가 등의 절차가 진행되지만 정비계획안이 오래되서 한차례 변경 절차를 거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적정성 검토는 2018년 3월 도입됐는데 그 이후 안전진단을 최종 통과한 단지는 1차 안전진단에서 E등급을 받은 영등포구 여의도목화를 제외하면 4곳에 불과하다. 서초구 방배삼호, 마포구 성산시영, 양천구 목동6단지, 도봉구 도봉삼환 등이다. 심지어 2020년 6·17대책으로 현장 조사가 강화된 이후에는 도봉삼환이 유일하다. 1987년 준공된 도봉삼환의 경우 조립식 아파트로, 유지보수 자체가 불가능하고 리모델링도 어려워서 재건축 방식만 가능했다.

지난해에는 서울 재건축 아파트 단지 중 적정성 검토를 통과한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양천구 목동11단지와 강동구 고덕주공9단지, 노원구 태릉우성, 광진구 광장극동은 적정성 검토에서 탈락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부분의 재건축 아파트들이 적정성 검토 추진을 주저하는 모습을 보였다. 양천구 목동7단지·신월시영·강동구 명일 신동아 등은 검토기관으로부터 보완 보고서를 요구받고도 제출하지 않아 사실상 검토 절차를 무기한 연기했고 노원구 상계주공6단지, 송파구 풍납미성, 강동구 명일우성 등의 경우 아예 신청을 보류했다.

서울 재건축 사업 속도…안전진단 완화 기대

하지만 삼익그린2차가 안전진단을 최종 통과하면서 재건축 사업 추진 아파트들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안전진단 문턱을 넘지 못해 좌절했던 재건축 아파트들도 잇따라 사업을 재개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목동신시가지 아파트 재건축 추진위 관계자는 “그동안 과도한 안전진단 기준으로 재건축 사업의 발목을 잡았는데 이번 적정성 검토 통과는 긍정적인 신호로 보고 있다”면서 “다만 현재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안전진단 기준 완화 등 본격적인 정책 변화가 있을 경우 사업 재개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새 정부가 들어서면 재건축 규제 완화 방안도 신속하게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후보 시절 발표한 공약에는 구조안전성 가중치를 현행 50%에서 30%로 낮추는 방안이 담겨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안전진단은 구조안전성 가중치가 20%에서 50%로 확대됐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안전진단 기준을 재건축 사업의 속도조절에 자의적으로 활용하면서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실제로 같은 아파트 단지인 목동 6단지와 9단지는 6·17대책에서 안전진단 강화 방침을 발표하면서 3개월새 희비가 엇갈렸다. 각각 1986년, 1987년 준공연도도 비슷하지만 6단지(54.58점)는 적정성 검토를 통과한 반면 9단지(58.55점)는 고배를 마셨다.

구조안정성 가중치 변경의 경우 법 개정이 필요하지 않아 1호 규제 완화 법안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안전진단 기준은 재건축 사업의 첫번째 관문이다. 안전진단을 통과해야 정비구역 지정, 조합 설립을 비롯한 본격적인 재건축 절차를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안전진단 기준은 재건축 사업 초기 단계로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그동안 정부가 이를 재건축 사업 속도조절에 활용한 측면이 크다”면서 “서울 내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새로운 부지가 없기 때문에 장기적인 집값 안정을 위해서라도 재건축 규제를 풀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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