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불황, 공급만 문제 탓…美의 對中 규제도 한몫"

[화상 인터뷰]토비아스 프뢰텔 WSTS CEO
전망 ‘상승→하락’ 변화…亞 감소세 커
中 봉쇄로 공급망 붕괴…脫중국 이어질 듯
美·日 등 투자 효과, 24~25년 성장 기대
반도체, 경기 탄다…2024년 성장 회복 점쳐
  • 등록 2022-12-20 오후 6:30:00

    수정 2022-12-20 오후 7:47:20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내년 전세계 반도체 시장은 글로벌 수요 감소로 위축되는 가운데 코로나19로 인한 봉쇄와 미국발(發) 규제로 어려웠던 중국의 경우 침체가 길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반도체 생산 거점이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다른 지역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토비아스 프뢰텔(사진)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 최고경영자(CEO)는 20일 이데일리와의 화상인터뷰에서 내년 반도체 시장에 대해 이같이 전망했다.

프뢰텔 CEO는 반도체 시장이 올해 중반부터 다양한 거시경제적 영향으로 크게 위축했다고 봤다. 그는 “올해 4월 이후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과 중국 봉쇄 등 시장에 많은 일이 발생했다”며 “이런 일들이 시장 수요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돌아봤다. 특히 컴퓨터, 스마트폰 등 소비자향 IT 제품 수요가 급감하면서 반도체 시장 역시 침체할 수밖에 없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IT 기업이 데이터 센터 투자까지 줄이면서 (반도체) 수요 감소의 기반이 됐다”고 했다. 이는 WSTS가 반도체 시장 전망을 ‘상승’에서 ‘하락’으로 수정한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달 WSTS는 내년 반도체 시장 매출이 총 5565억6800만달러(약 729조1041억원)로 올해(5801억2600만달러·약 760조원) 대비 4.1% 역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 8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내년 반도체 시장 성장률이 4.6%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던 것을 뒤집었다.

특히 한국, 대만, 중국 등 전통 반도체 제조 강국의 위축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올해 반도체 매출은 3361억5100만달러(약 440조원)로 전년 대비 2.0% 감소했다. 전 지역 중 유일한 감소세를 기록했다. 프뢰텔 CEO는 “중국 봉쇄가 큰 영향을 미쳤다”며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 내에서 락다운(봉쇄)이 이어지면서 반도체 제조 관련 공급망이 무너졌다”고 했다. 실제로 그간 한국을 비롯해 대만, 중국 등 전 세계의 반도체 핵심 생산 기지가 위치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매출에서도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해 왔다. 하지만 수요 위축과 공급망 붕괴 등의 문제가 벌어지면서 내년 반도체 매출 성장률은 -7.5%로 유일한 역성장을 기록할 전망이다.

(그래픽=문승용 기자)
미국의 대(對)중국 규제가 이같은 반도체 산업 위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프뢰텔 CEO는 “규제도 어느 정도 역할을 했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핵심적인 이유는 공급망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며 이같은 위축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의 매출이 위태로운 이유다. 중국 내 수요가 감소하면서 반도체 시장 전반이 위축됐고 국내 반도체 매출까지 단기적 영향을 미치고 있어서다. 특히 대중 규제로 인해 중국에 위치한 국내 기업 공장의 수출길이 막힐 수 있다는 위협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제외한 미국, 유럽 등 지역의 성장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WSTS는 미국(0.8%), 유럽(0.4%), 일본(0.4%) 등 타 지역의 성장을 점쳤다. 프뢰텔 CEO는 특히 “2024~2025년에 해당 지역에서 더 많은 투자가 진행될 것이고 성장도 기대된다”며 “통상 팹(공장)이 가동하려면 최소 2년에서 3년가량 걸리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프뢰텔 CEO는 “2023년 이후 성장 흐름이 다시 돌아올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1986년부터 통계를 돌아보면 계속 오르락내리락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고 그런 가운데 시장은 계속 성장해 왔다”며 “(매출이) 오르고 내리는 것은 반도체 산업에서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제품별로는 미래 성장 산업과 긴밀하게 연관된 반도체 산업이 성장할 전망이다. 전기차, 자율주행 등 미래 자동차 산업에 쓰이는 이미지·레이저센서 등이 대표적이다. 프뢰텔 CEO는 미래 산업을 중심으로 반도체 시장이 회복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언급했다. 그는 “만약 거시 경제적인 이유를 넘어설 수 있다면 인공지능(AI), 자동화 등 미래 산업이 또 다른 성장의 동인이 될 수 있다”며 “또한 VR·AR 등 가상현실(XR) 기기와 건강·의료기기 등도 새로운 동인으로 작용해 내년 중반께 성장세를 보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WSTS는…글로벌 반도체 통계 조사기관.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비롯해 미국 마이크론·대만 TSMC 등 전 세계 주요 반도체 기업 40여 곳을 회원사로 두고 있다. 이들 회원사의 매출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 세계 반도체 산업 전망과 출하량 등 통계를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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