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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금융리스크연구센터장은 “정부는 부동산 가격에 대한 기대를 일관성 있게 관리해야 한다”며 “정부의 기본적인 입장이 집값을 살리려는 것인지, 잡으려는 것인지 애매하다”고 꼬집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도 “정부가 가계부채를 줄인다고 했다가 풀어주는 것 같은 움직임을 보이니까 쏠림 현상이 일어나게 된 것”이라며 “정부가 일관되게 가계부채를 억제하는 정책을 써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DSR 취지를 퇴색시키는 정책을 펼쳐왔다. 특히 올 1월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출시한 특례보금자리론은 DSR이 적용되지 않아 가계부채를 상승시킨 주범으로 꼽힌다.
부채 감축을 위해선 한국은행의 과감한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하단 의견도 나왔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제 상황에 비해 조금 낮게 유지되고 있는 기준금리가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가장 큰 요인”이라며 “기준금리 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가계부채를 안정화시키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5회 연속 동결하다보니 시장은 단순한 얘기 정도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인상이 끝났다고 생각되면, 인상 효과가 없을 뿐 아니라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는 커뮤니케이션이 유효하지 않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가계부채 수준이 금융 시스템을 붕괴시킬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고신용도·고소득자를 중심으로 대출이 늘었기 때문이다. 신 교수는 “가계대출 가운데 문제 삼을 만한 것은 10% 정도밖에 안 된다”며 “더 늘어난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우리 경제가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신 센터장도 “부분적으론 다중채무자, 자영업자 등 취약차주 부채는 부실화될 가능성이 있겠지만 전체적인 시스템 리스크는 아니다”고 했다.
이윤수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날 국회 토론회에서 “가계부채를 총량에 집중할 경우 (취약계층 등) 주목해야 할 부분을 놓칠 수 있다”며 “대출총량 억제책 보다는 DSR 규제를 통한 건전성 관리와 취약차주에 대한 소득·일자리 중심의 재정정책이 보완돼야 한다”고 제언했다.